[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급기야 1000명대로 올라서자 정부가 수도권에 적용 중인 거리두기 조치를 일주일 더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수도권에서는 오는 14일까지 현행 방역 조치들이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거리두기 관련 규제가 15일부터 완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확진자 발생 추이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감염병 사태가 사실상 4차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현 상황을 두고 “4차 대유행 초입 단계”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지금의 확진자 발생 수준이 8월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발생 건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1주일간의 흐름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확진자 수는 공교롭게도 정부가 거리두기 부분 완화 시점으로 예고했던 이달 1일 직전부터 급격히 늘어났다.

정부 당국을 특히 놀라게 했던 것은 지난달 30일(당일 0시 현재 기준)의 확진자 수였다. 이날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99명 많은 794명이었다. 거리두기 완화를 하루 앞두고 확진자 수가 500명대에서 700명대로 급증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수도권 지자체 3곳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 방역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새로운 조치 시행을 불과 8시간 앞두고 내린 결정이었다.

일일 확진자 수는 그 다음날부터 700~800명대를 이어가더니 7일에는 1200명대로 다시 한 번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7일 확진자 수는 12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차 대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25일의 124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지난 일주일 간(1~7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만 일 평균 636.3명의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4단계로 개편된 새 거리두기 기준 상 3단계(수도권 500명 이상) 수준을 넉넉히 충족한다.

최근의 수도권 확진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외에 또 하나 신경쓰이는 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창궐 조짐이다. 엎친데 엎친 격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을 비교적 덜 느끼고, 활동성은 강한 젊은층의 감염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을 일주일 더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14일까지 수도권 지역에 기존의 2단계 조치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게 발표의 주내용이었다.

거리두기 단계롤 3단계로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대본은 새 거리두기 방안 3단계를 적용하면 개인 방역은 전보다 강화되지만 일부 다중이용 시설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약화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즉, 유흥시설 운영이 재개되고, 실내체육시설 제한이 해제됨으로써 방역대응이 오히려 완화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중대본 발표로 실내체육시설이나 노래연습장 등은 당분간 지금처럼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식당이나 카페 등은 밤 10시까지 매장 손님을 받을 수 있고, 그 이후엔 포장·배달에 의한 영업만 해야 한다.

수도권에 있는 유흥주점과 다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등등의 유흥시설은 오는 14일까지 영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간 모임도 지금처럼 4인 이내로 제한된다. 직장내 5인 이상 회식 등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동거가족이 모일 경우나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경우, 임종을 앞둔 경우 등은 예외다. 직계가족 모임은 지금과 같이 8명까지 허용된다. 돌잔치 등 각종 행사를 할 경우엔 최대 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또 하나 유념할 점은 8일부터 다중이용시설이 출입자 명부 관리나 소독, 환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경고 없이 곧바로 10일간의 운영중단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대본의 이기일 제1통제관은 7일 감염병 현황 등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지금은 4차 대유행 초입에 진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대본 분석 결과를 인용하면서 “지금 수준이 8월 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추이를 고려한 전망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