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찜통 더위에 배추와 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기타 채소류 가격도 일부 상승했지만 특히 무·배추는 무더위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무·배추 등 몇몇 채소류 외외 과일·과채·축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지금처럼 고온이 지속된다면 농축산물의 공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날씨에 특히 민감한 배추의 가격은 지난달 하순 포기당 1561원이었으나 이달 초 1828원, 이달 중순 2652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평년 대비 인상폭은 27.9%다.

무 가격 역시 지난달 하순 개당 1143원이던 것이 이달 중순 들어서는 평년보다 43.7%나 비싼 1450원까지 치솟았다.

배추값 폭등은 이달 들어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에 비가 많이 내렸고, 상순 이후부터는 폭염이 들이닥쳐 태백·삼척·정선·평창 등 해발 500∼800ｍ 지역에서 무름병 등이 생겨 작황이 나빠진데 따른 것이다.

무의 경우 노지 봄무가 출하되고 있지만, 예년보다 재배 면적이 9.6% 줄어든데다 이 역시 폭염의 영향을 받아 작황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제철 과채류인 토마토와 수박도 평년보다 최고 40%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과채류 가격 인상의 원인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토마토의 경우 이달 중순 들어 평년보다 41.2%나 값이 뛰었다. 수박값도 8㎏짜리가 지난달 하순 1만1674원이었으나 이달 중순에는 1만5287원까지 올랐다.

축산물의 경우 돼지고기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닭고기와 계란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돼지고기는 지난달 하순 1㎏당 5347원에서 이달 상순 5544원으로 올랐지만, 이달 중순 들어 5335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이는 평년보다는 10.1% 오른 가격이다.

닭고기는 지난달 하순 1㎏당 1182원에서 이달 상순 1313원, 이달 중순 1500원까지 올라갔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7%가량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계란 또한 지난달 하순 10개당 589원에서 이달 상순 676원, 이달 중순 819원까지 올랐으나 평년과 비교하면 아직 37.3%나 낮다.

농식품부는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농가 피해가 커지고 농축산물 수급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 오는 10월 15일까지 운영되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폭염 피해 최소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비상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