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불똥이 엉뚱하게 신용카드 결제 시장으로 튀면서 갖가지 ‘페이’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

수수료를 대폭 낮춘 각종 페이는 인건비 상승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6·13지방선거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시되기 시작했다. 지자체장 후보로 나선 이들은 앞다퉈 고유의 ‘페이’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페이’도 그중의 하나다.

심지어 정부 여당에서도 각종 페이를 통합해 전국적으로 호환성을 갖는 결제수단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일명 소상공인 페이가 그것이다.

이들 페이는 한결같이 결제시 사업자가 지불하는 수수료를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에 비해 대폭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페이 추진 움직임이 우후죽순처럼 일고 있는 가운데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금정추)가 직불서비스 방식의 새로운 결제수단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금정추는 31일 은행권 고객들의 예금계좌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직불서비스 앱을 이용해 스마트폰에서 QR코드를 찍으면 고객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이 사업자의 계좌로 바로 이체되는 방식을 취한다. 기존의 현금카드를 모바일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용결제가 아니라서 체크카드처럼 계좌에 잔고가 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결제 과정이 단순해 수수료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정추는 새로운 모바일 직불서비스의 수수료율이 1% 미만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현금카드 결제 수수료율 정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결제수단 중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현금카드 결제 수수료율은 0.3~1%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모두 이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이중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신용카드의 경우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결국 그 부담은 가맹점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메워지고 있다.

시중은행 및 유관기관 등과 함께 금정추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금정추 관계자는 모바일 직불서비스 기술표준이 소상공인 페이나 서울페이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정추는 새로운 결제수단의 등장이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보다 개선된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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