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다시 한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관세 폭탄을 통해 대미 무역 흑자국들을 무차별 응징하는 것은 세계경제에 “예기치 못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쿡 CEO는 1일(한국시간) 애플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관세 폭탄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그는 우선 관세 폭탄 조치가 소비자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들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쿡 CEO는 특히 관세가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세금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결국 저성장과 심각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외국과 맺고 있는 각종 무역협정이나 계약이 매우 복잡하고 때론 현대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손질을 해야 하지만, 관세가 그 해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쿡 CEO는 또 모든 나라는 다른 나라가 잘 돼야 잘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잘 돼야 세계경제가 잘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같은 지론을 바탕으로 지금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서로 뭉쳐야 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종국에는 두 나라 간 무역전쟁의 강도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쿡 CEO는 지금의 무역전쟁에서 차분한 사람이 승자가 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격성을 억제하면서 자제력을 잃지 말 것을 미국 행정부 등에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었다.

쿡 CEO의 이날 발언은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애플이 입을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애플이 입을 피해 규모에 대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에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95억5000만 달러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고, 그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연이어 나타날 수 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