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상황이 심상치 않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고용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려니 했던 기대도 점차 무너져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이 5개월째 10만명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서이다.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이 31만명을 상회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과거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과 같은 특별한 외부 충격이 가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취업자 증가폭이 미미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절벽이란 부작용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은 11일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최저임금의 인상과 고용의 관련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의 취업자 ‘감소폭’이 줄고 있다는게 그같은 분석의 이유였다. 해당 업종에서의 취업자 ‘증가폭’이 아니라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음을 이유로 내건 점이 흥미롭다. 이같은 분석이 과연 합당한지에 대해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보인다.

통계청 스스로 밝혔듯이 ‘경기의 영향을 쉽게 받는 임시직이 제조업과 도소매업, 자영업에서 감소했다’는 사실도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날 통계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6월의 취업자 수는 2712만6000명이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취업자 증가폭은 고작 10만6000명(0.4%)에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선을 맴돈 것이 벌써 5개월째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나타낸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가 우리 사회를 덮쳤던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의 기간엔 취업자 증가폭이 연속해서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심한 경우 마이너스 증가를 기록한 달도 있었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1월만 해도 33만400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2월 들어 증가폭이 10만4000명으로 뚝 떨어지더니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엔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같은 부진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올해 2분기 취업자 증가폭은 10만1000명,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14만2000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통계청은 취업자 증가폭 둔화에 영향을 미친 요소로 제조업의 고용 부진을 꼽았다. 실제로 제조업 취업자 수는 석달 연속 줄어들었고 6월에도 12만6000명이 감소했다.

통계청은 매달 중순 경 직전 월의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얼마나 고용이 늘었는지를 살펴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정부는 이를 고용과 관련된 정책 운용에,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각각 참고한다.

따라서 야당을 필두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물론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반을 되볼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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