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 중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점이 임박해지자 국내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순위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22%나 폭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5조4000억원이 증발하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도 4위에서 13위로 밀렸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22.42% 폭락한 주당 28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주가 급전직하 현상은 증선위 발표 결과가 혹시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에서 빚어졌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삼성바이오로직스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14일 ‘고의 분식회계’란 증선위의 판단이 내려지면 검찰의 고발 조치가 뒤따르고, 회계 처리 기준 위반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일 경우엔 상장 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그럴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상장 폐지 심사 중엔 주식 거래가 중지되므로 주주들의 막심한 피해가 생기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앞선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바이오로직스의 연도별 최고 위반 금액은 4조원 수준이다. 이는 바이오로직스의 자기자본인 3조8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바이오로직스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만175명에 이른다. 이를 이달 9일 주가(36만8000원)로 환산하면 5조2398억원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은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서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적법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증선위 심의의 최대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 과정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는지 여부다. 당시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 가치가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급등했고, 2011년부터 계속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는 1조9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바 있다.

최근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성한 내부문건이 공개돼 고의 분식회계 주장에 힘을 더 실어주는 분위기다. 금감원이 지난달 31일 증선위에 해당 내부문건을 증거물로 제출해서다. 이어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이라는 제목의 자료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가 인정돼도 상장폐지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상장폐지 심사에서는 회사의 실적, 영업 지속성, 향후 회계에 대한 내부통제 적절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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