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역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내년엔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이 모두 부진해지면서 주력 제조업의 어려움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전망은 21일 서울 여의도의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산업전망 세미나’를 통해 제기됐다. 이 행사는 전경련이 주최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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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에서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기업분석팀장 등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자동차·자동차부품, 조선·기계, 전자·전기, 철강, 석유화학 등 6개 주력 제조업과 건설업의 내년도 전망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내년 주력 제조업의 판도를 ‘3약 2중 1강’으로 점쳤다. 전자·전기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반도체와 조선은 실적이 불투명하고,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부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업종별 전망을 보면 반도체의 경우 D램은 수급이 개선되지만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을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D램 현물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지만 내년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리니지2M 등 고사양 모바일 게임 출시 본격화, 프리미엄 노트북 수요 강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낸드플래시는 공격적인 설비 증설의 영향으로 2019∼2021년에 걸쳐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기계 쪽을 분석한 김현 팀장은 “중국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발주 등의 호재가 있지만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확대하고 있는 해양생산설비 입찰을 중국, 싱가포르, 노르웨이 등의 업체가 수주하면서 국내 조선사 경쟁력이 약화된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쪽을 맡은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수출 물량 제한 가능성, 리콜 등 품질비용의 증가 추세, 중국 시장 부진에 따른 장기 저성장 기조 지속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설비(ECC) 신·증설 등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며 업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자·전기는 주력 제조업 중 유일하게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배터리와 멀티카메라를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가 인상 가능성, 테슬라 모델3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확산과 전장화 추세 확대,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 등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과 비제조업을 분석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주택 규제로 올해에서 내년으로 이연된 신규 분양의 증가, 분양가 상승, 도급액 증가, 광역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개성공단·남북 철도·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 등을 거론하며 경기 전망을 비교적 밝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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