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천옥현 기자]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한국씨티은행이 7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유명순 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띄운 ‘CEO 메시지’에서 “저와 경영진은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로 여러분들이 느끼실 걱정과 염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외에 소비자금융 사업을 인수하는 회사로 소속을 옮기는 것과 함께 사업을 유지하기로 한 ‘기업금융’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등의 선택지도 제시하겠다는 의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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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3500여명이며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은 영업점 직원 939명을 포함해 2500여명이다.

CEO가 전적과 행내 재배치에 방점을 둔 듯 이야기했지만 막상 직원들의 촉각은 희망퇴직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직원들로서는 ‘희망하지 않는’ 희망퇴직이 단행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선택지로 제시한 것은 그동안 매각의 쟁점이 된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란 분석이 많다. 사업 인수 의향을 밝힌 금융사들이 직원 고용 승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여만원이다.

또한 부분 매각이 추진될 경우 팔리지 않은 사업부는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씨티은행은 전체 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되, 부분 매각과 단계적 폐지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전체매각 방식에만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부분 매각에 반대하며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유 행장은 “매각에 있어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현재까지 고용 승계가 없는 자산 매각 방식은 검토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동요로 혼란이 발생하면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씨티은행이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4년이었다. 당시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때 650명이 은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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