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시점을 맞았지만 증시는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분기를 더한 상반기 실적 관련 전망이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미 3분기 실적으로 옮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영향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그 배경을 이룬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 연합뉴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 연합뉴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이런 현상이 보다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0.8% 내외씩 하락했다.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들도 몇 가지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제시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다. BOA는 올해 미국 경제가 6.5% 성장할 것이라고 새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는 7%였다. 그 이유 중 하나가 3분기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란 점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연준의 긴축정책 채택 가능성이다. 연준이 하반기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는 오랫동안 뉴욕증시를 압박해왔다.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전개됨) 가능성에까지 미치고 있다. 물가상승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서둘러 긴축정책으로 기조를 바꿀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가장 잘 반영해주고 있는 것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동향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30% 아래로 내려갈 만큼 낮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UPI/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UPI/연합뉴스]

시장 금리의 하락세는 증시에 호재가 되기도, 악재가 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예고하는 신호가 되지만, 지금처럼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또 최근의 시장금리 하락세는 경기 민감주와 소형주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OA가 실시한 조사 결과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경기 민감주나 소형주에 대한 기술주 대비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률 상승이 기대만큼 가시화되지 않는 점도 그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반면 수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우리의 주요 교역 대상국들이 방역 조치 완화 정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8.04포인트(0.55%) 하락한 3258.87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결국 전장보다 32.87포인트(1.00%%) 하락한 3244.04를 기록하며 하루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루 개인은 887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순매도(각각 3816억원, 4833억원)에 나서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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