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한금투 노조가 폭염 속 컨테이너 농성을 하고 있다고?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금융가 한복판에서 신한금융투자(이하 신한금투) 노조원 7인이 두 달 가까이 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17일부터 지금까지 신한금투 타워 정문 옆 컨테이너에서 기약 없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윤기현 신한금투 지부장은 10일 “노조원 7명이 교대로 오전과 점심 나누어 컨테이너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1인 피켓시위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이선영 기자]
[사진 = 이선영 기자]

지난달 23일,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한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았다. 오후 2시경 6평 남짓한 컨테이너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당일 오전 내내 1인 피켓시위를 했던 김범수 국장이 기자를 맞이했다. 김 국장은 “날이 너무 더워서 1~2시간도 못 버티겠더라”고 말했다.

신한금투 노조가 이토록 오랫동안 컨테이너 농성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기현 지부장은 “신한금융지주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신한금투 사모(펀드) 상품 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고 운을 뗐다.

2017년 신한금융지주가 금융투자 경험이 없는 신한은행 출신 지주 부사장을 신한금투 CEO에 선임한 뒤 사모펀드 판매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금융상품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윤 지부장의 주장이었다. 그 결과 라임TRS 5000억, 젠투 3990억, 헤리티지 3799억, 라임 3389억, 그밖에 수십 종의 주문형 상품들 약 2000억원까지 전부 2조원에 가까운 거액의 금융상품 사고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지부장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 당시 노사 간 합의했던 사항들도 위반하며 신뢰를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투 노조에 따르면 현재 경영진 중 내부 직원은 두 명에 불과하다. 기타 다섯 자리는 지주 부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지주 선임 CEO와 지주 추천 전략기획그룹장(지주본부장)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신한금투 노조가 바라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모펀드 상품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신한금투에서 지주로 보내는 당기순이익 배당을 하지 말라는 것이 첫 번째다. 이어 노사 합의서에 따라 사고 관련 경영진을 문책하라는 것이 두 번째고, 이후 비전문성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라는 것이 세 번째다.

[사진 = 이선영 기자]
[사진 = 이선영 기자]

#2.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책임론은 있다? 없다?

신한지주는 신한금투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회사 당기순이익을 전액 배당으로 챙겨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책임론도 자연스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2019년 신한금투·신한은행에서 판매한 라임펀드 상품의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터진 바 있다. 두 회사가 문제의 펀드 상품을 각각 3248억, 2769억원 어치를 시중에 팔았으므로 금융당국 제재 대상에 오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따라 조용병 회장은 올해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경징계인 주의 처분을 받았다.

사실 조 회장 입장에선 ‘신한금투 딜레마’에 빠진 듯하다. 신한지주는 최근 3년간 수성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지난해 KB금융지주에 빼앗겼다. 라임펀드 사태로 인한 대규모 손실배상액과 평가손실액이 지난해 지주 실적에 반영되면서 그렇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3월 ‘채용 비리’ 논란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회장으로선 롱런을 위해 서둘러 봉합해야 할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3. 신한금투 초대형 IB 도전마저 먹구름

신한금투 또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당면 과제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이 사실상 요원해졌다. 그간 지주가 총 3번의 유상증자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도 최근 2년간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지정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라임펀드, 독일 헤리티지 등 굵직한 금융상품 사고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 결과 신한지주의 유상증자 투자가 말 그대로 헛발질이 됐다”고 꼬집었다.

신한금투가 2018년 이후 4차례 유상증자로 2조2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하나금융투자에도 밀리게 됐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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