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은 물가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추가적 영향을 별반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로 남아 있었다.

물가는 어느 정도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연준이 인내심을 갖고 얼마나 장기화될지를 지켜보는 대상일 뿐이다. 반면 고용은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 변경을 고심하며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겨둔 변수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이었던 만큼 시장은 미국 노동통계국의 8월 고용보고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미 정부 당국의 고용보고서는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보고서에 담긴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은 23만5000명에 불과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72만을 크게 밑도는 것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의 전망을 취합해 예상한 수치는 75만명이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보고서에 담긴 고용 증가폭은 전달(94만3000명)은 물론 지난 5~7월의 월 평균치인 87만6000명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정도의 낮은 증가폭이라 할 수 있다.

노동통계국의 8월 고용지표 부진은 이틀 앞서 발표된 민간 보고서(ADP고용보고서)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고용 부진의 여파로 당일의 뉴욕증시는 주요 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소폭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0.21%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8월 고용부진은 레저 및 숙박업 분야에서의 고용이 거의 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고용 시장에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8월 고용동향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청신호일 수도 적신호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고용 부진은 이달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 매입 축소) 개시가 결정될 가능성을 낮춰주고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 지연 신호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부정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여지를 안고 있다.

지금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고용의 추세다. 8월 한 달을 제외하면 최근 미국의 고용 상황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8월 고용부진이 증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 내 고용에 대한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고 이달부터 부스터샷이 실시된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접종 확대는 대면 접촉이 수반되는 업종에서의 고용 회복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는 노동절(6일) 이후 많은 학교가 문을 연다. 다만, 주요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미루며 감염병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미국민들. [사진 =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미국민들. [사진 = AFP/연합뉴스]

문제는 고용동향에 대한 연준의 인식이다. 오는 8일 있을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은 그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연준이 지금의 고용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당장 이달 FOMC 회의 직후 테이퍼링 관련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당분간 더 추이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관련 발표는 오는 11월 또는 12월 FOMC 회의 때로 미뤄질 수 있다. 그에 대한 판단은 다음달 6일과 8일에 연이어 발표될 9월 ADP고용보고서 및 고용통계국 고용보고서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일 발표될 베이지북(연준의 미국경제동향 보고서) 내용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델타 변이의 확산 추이가 미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준의 판단을 담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관심을 둘 만한 요소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 성격을 지니는 만큼 수일 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 관심도에서 뒷전으로 밀리긴 했지만 물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남아있다.

한편 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76포인트(0.15%) 하락한 3196.30에서 출발한 뒤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2.27포인트(0.07%) 오른 3203.33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노동절 휴일을 맞아 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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