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채용

호프집을 운영하다 보면 수시로 종업원 모집 공고를 내게 된다. 특히 홀서빙 알바생들은 근무 기간 6개월을 넘기는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홀서빙 알바 모집은 주 대상이 학생인 만큼 방학 중에 수월하게 이뤄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학기 초나 명절 직전, 휴가철 직전엔 사람 구하기가 힘든 편이다.

모집 공고는 홀서빙 알바의 경우 알바모집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해당 사이트에 기업회원 가입을 한 뒤 필요시 수시로 무료공고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주방은 사정이 다르다. 주 대상이 비교적 나이 든 여성인 탓에 인터넷을 통한 모집공고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들은 무가지에 유료 줄광고를 내야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반응을 보인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인력운용

장사는 인건비 따먹기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투입되는 인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운영한 호프집은 약 40평에 테이블 13개 규모였다. 화장실이 매장 안에 자리한데다 4~6인용 테이블들과 의자가 모두 큰 편이어서 면적 대비 테이블 수가 적은 편이었다. 홀서빙 인원을 몇명으로 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인은 테이블 수다. 이 정도 테이블 수를 가진 매장이라면 홀서빙 인원을 카운터 외 2명으로 하는 게 적정하다. 여기엔 전제가 따른다. 일 평균 1.5회전 이상이 유지된다는 게 그것이다.

그러나 내가 운영한 가게는 초창기 외엔 그 정도로 손님이 붐비질 않았다.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그만한 인원을 받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월, 화, 수요일은 상대적으로 손님 수가 더 적었다. 그래서 나중엔 주초 3일은 홀서빙 종업원을 한명으로 줄여서 운영했다. 사장인 나는 카운터와 홀서빙을 겸해 움직였다. 금, 토, 일요일은 홀서빙 인원을 두 명으로 정했다. 그나마 더 많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가장 바쁜 시간대인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만 근무하도록 했다. 나머지 한 명의 근무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였다. 내 가게는 저녁 6시경에 문을 열어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했으므로 결국 앞뒤 합쳐 서너 시간가량은 사장 혼자서 홀을 지키는 형태였다. 그나마 이 같은 체제도 경기 불황과 매출 저하로 오래 유지되지는 못했지만….

손님이 가장 적은 일요일에도 홀서빙 알바생을 두 명으로 정했는데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업 초창기에도 일요일엔 사장이 주방 일을 도맡아 했기 때문이었다. 일요일은 주방 아주머니가 쉬는 날이라 사장이 그 일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한명이 근무하는 주방의 근무시간은 저녁 5시30분부터 새벽 3시까지였다. 주방은 일평균 방문팀이 20팀 이하라면 1명으로 족하다. 만약 일평균 방문팀이 그 이상이라면 주방보조 한명이 더 필요하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일주일 내내 근무하는 주방 직원과 달리 홀서빙 알바생은 월, 화, 수, 목요일에 근무하는 평일조와 금, 토, 일요일에 일하는 주말조로 나누어 일하게 했다. 오픈 초기엔 2명이 일주일 내내 근무하도록 해보았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이렇게 인력을 운용할 경우 개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런 상태에서 1명이라도 불성실한 자세를 보이거나 근무 펑크를 내면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가장 좋은 알바생 운용방안은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금전출납기 운용

사장이 유사시 카운터를 떠나 주방일 등을 돕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가 필요하다. 홀서빙 알바생들 전체가 카운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게 그 것이다.

종업원을 못믿어 카운터를 맡기지 않게 되면 사장이 피곤해진다. 반대로 홀서빙 직원 모두가 카운터 업무를 볼 줄 알게 만들어 놓으며 그만큼 사장이 자유로워진다. 행동반경이 넓어진다는 말이다. 물론 사장이 카운터 업무를 주로 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홀서빙을 돕거나 주방 일을 거들기 위해 카운터를 부담 없이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종업원들이 카운터 업무에 생소하면 사장은 잠시도 가게를 떠날 수 없게 된다. 잠깐 슈퍼마켓에 들르는 일도 어려워진다. 심지어 화장실 가는 일조차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처음부터 종업원들에게 카운터를 맡겼지만 금전출납기의 계산이 마감시 어긋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몇 차례 사소한 액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종업원들을 섣불리 의심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현금 시재액을 사장이 정확히 채워넣지 못했거나, 손님으로부터 현금을 잘못 받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사실이 그랬을 것이다. 또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다.

요즘은 현금 계산이 거의 없고 신용카드 결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금전출납기에서 현금 시재액 불일치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희박해졌다. 설사 사소한 사고가 있을 수 있다 해도 금전출납기를 종업원에게 맡김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게 내 생각이다. 금전출납기를 맡기면 종업원은 종업원대로 사장이 자신을 신뢰한다고 생각하게 되니 사장으로서는 일거양득이다.

정리 = 박해옥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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