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국내 증시는 이번 주에도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종목별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과 관련성이 큰 업종의 주가는 조만간 발표될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 회의(FOMC)를 마친 뒤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 개시를 공식화한 뒤 보합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들이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 대비됐다. 테이퍼링 개시에 대한 부담은 신흥국 증시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중국의 경기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점 등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공식화를 계기로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와 호흡을 맞춰갈 것이란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디커플링(탈동조화) 정도가 약화될 것이란 의미다.

테이퍼링 공식화를 밝히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AP/연합뉴스]
테이퍼링 공식화를 밝히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AP/연합뉴스]

이 같은 분석과 함께 테이퍼링 공식화로 커다란 변수가 하나 제거된 만큼 신흥국으로의 자금 재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악재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라 할 수 있다. 공급망 문제는 점차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다. 미국 내 고용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을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커진다. 연준은 내년 6월말까지 테이퍼링 절차를 끝내기로 했지만 아직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주목받는 것이 9일과 10일 연이어 발표될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연준은 일단 지금의 인플레 기조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개의 10월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다면 기존의 스탠스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미국 오클랜드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박스들의 모습. [사진 = AFP/연합뉴스]
미국 오클랜드항에 야적돼 있는 컨테이너 박스들의 모습. [사진 =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전달 대비 10월 PPI는 0.6%, 근원 PPI는 0.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CPI 상승률은 전달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달의 CPI 상승률을 각각 0.2%포인트, 0.5%포인트 상회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물가 흐름에 대한 연준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지 여부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월 의장은 8일과 9일 연이어 공개석상에 등장해 연설을 한다. 연준은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이 내년 상반기 중엔 완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에 차질이 생긴다면 연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보다 심각히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