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조근우 기자] ‘갑질이다 vs 아니다’ 

크래프톤 직원 갑질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일까? 

‘갑질’을 주장하는 피해 당사자들이 ‘가해자 감싸기’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노동청)이 크래프톤(의장 장병규)이 제출한 직장 내 괴롭힘 보고서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결말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노동청은 크래프톤이 제출한 ‘직장 내 괴롭힘’ 보고서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그 이유는 사측이 결과만 제출한 보고서로는 공정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동청 관계자는 18일 나이스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크래프톤이 결과만 보내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과정에 대한 부분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노동청의 추가 자료 요청에 대해 “심의위원회 종료 이후 조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자료를 관할 노동청에 성실하게 제출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미지 = 연합뉴스]
[이미지 = 연합뉴스]

앞서 크래프톤은 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어 지난 6월 논란을 빚은 ‘1평 부스 업무와 식사 지시’ 논란 등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크래프톤은 지난 3일  심의위를 열어 결론을 내리고, 지난 16일 피해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했다. 사외이사와 개인 노무사, 노동법 전공 교수 등 외부위원 3명과 회사 내부 직원인 소통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심의위는 신고된 피해 사례 85건에 대해 모두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네이버의 경우 사내 괴롭힘에 대한 심의위를 전부 외부인으로 구성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앞서 크래프톤 직원 4명은 야근 강요와 폭언 등 직장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인사팀에 신고했다. 지난해 가을 조직 개편 뒤 직원들에게 야근을 강요하고 보상 반일 휴가는 사용치 못하게 하는 등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지난 4월 한 상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빌미로 1평짜리 전화 부스에서 식사와 업무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해 업계 안팎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회사는 심의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에서 해당 이슈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면서 “원칙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 연합뉴스]
[이미지 = 연합뉴스]

하지만 피해자들은 사측 판단에 불복해 노동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심의위 구성과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여부다. 

심의위 구성은 사측 컴플라이언스실에서 결정했는데 크래프톤이 노동청에 ‘피해자들 동의를 받았다’고 이야기한 것과 달리 전혀 동의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피해자의 경우  심의위 참관을 요청했으나 사측에서 거부했으며, 일부 피해자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본부장으로부터 공식 자리에서 “별것도 아닌 걸로 왜 큰일을 만드냐”며 질책받고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당했다고 주장했다. 

크래프톤 측은 노동청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에게 ‘원칙상 사측의 판단이 났으니 당장 복귀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심의위 구성과 참관에 대해서는 “신고인 및 피신고인 모두 참관하지 않는 심의위 운영의 원칙으로 정하였고, 모두에게 안내 드렸다”며 “심의위 구성은 법무법인에서 주관했다. 심의위 구성에 대해 사전에 신고인 및 피신고인에게 안내했으며 의견 반영해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팀원 강등에 대해선 “구성원의 인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는 회사 내부 사정 및 개인정보로 공개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 갈등은 애당초 노무법인 선임을 둘러싸고 증폭됐다. 피해자들은 사측 노무법인이 아닌 다른 노무법인 선임을 요청했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들이 피해자 측이 선임한 노무법인 조사받기를 거부한 채 사측 노무법인 조사만 받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   

크래프톤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사측 노무법인의 조사만 받은 것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는 회사 내부 사정 및 개인정보로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IT업계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는 자체 조사 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바 있고, 쿠팡은 인정치 않았으나 고용노동부에서 뒤집혔다.  

크래프톤 갑질 논란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