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결국 전면전으로 이어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시시각각 투자자들의 마음을 이리 저리 움직이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을 두고 대화냐 교전 악화냐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지난주엔 뉴욕증시가 마지막 이틀 동안 반등세를 나타냈고 국내 증시도 전 거래일의 하락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막판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협상 문제가 논의되면서 나타난 희망 섞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증시, 그중에서도 신흥국 증시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취한 세계금융망 배제도 세계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는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요인이지만 반드시 부정적 요소만 지닌 것은 아니란 분석도 있다. 이 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강화 움직임에 약간의 제동이 걸릴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경제를 침체시키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및 곡물 가격을 자극해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길 것이란 우려와 연관된 것이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의 동시 진행 양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연준으로서도 빠른 긴축 행보를 선보이기 어려워진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가는 바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막판 배럴당 90달러대를 기록한 국제유가를 둘러싸고는 100달러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로이터 통신은 서방국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한 일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 영향을 받게 됐다며 그같이 전망했다.

근래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이달 중순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었다. 이와 함께 연준이 올해 중 7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거론돼왔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모두 7차례 남아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엔 연내 7차례 인상 전망 등이 약화되는 대신 신중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속도 변화 여부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 의회에서 연이어 진행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증언을 통해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3일과 4일 이른 새벽 무렵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이 각각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중 무역갈등에 비해서는 파괴력이 작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교역규모가 작아 보다 제한적인 영향만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서방국들이 경제적으로 입을 피해가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 2.8%다.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비중은 각각 6.4%와 6.7% 정도다. 우리의 밀·옥수수 수입량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또 하나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미국의 2월 고용상황을 꼽을 수 있다. 1월의 비농업 부문 증가폭 46만7000명과 연결해 어떤 추세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고용상황이 호조를 이어갈 경우 연준은 이미 확인된 물가상승세까지 고려해 예고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되고 있는 시장의 컨센서스는 41만5000명 수준이다.

2월 ADP 고용보고서는 2일 발표된다. 민간 보고서인 ADP 고용보고서는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보다 이틀 정도 앞서 발표된다.

한편 28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8포인트(0.51%) 하락한 2663.00에서 출발한 뒤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2.42포인트(0.84%) 상승한 2699.18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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