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국내외 증시는 바닥을 다지며 반등을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는 주요지수들이 나흘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간 결과 큰 폭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5%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6.16%와 8.18%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외 의존도가 높아진 코스피지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주 코스피는 사흘째 상승을 이어가더니 2700선을 회복하며 전주 대비 1.72%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를 두고 그동안 바닥을 다지며 버텨온 증시가 하락에 대한 반작용을 일으킨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이 연출될 것이란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JP모건은 뉴욕증시의 지난주 흐름과 관련, 주식시장이 단기적 흐름상으로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 고유가 등으로 주가가 과도히 하락한 탓에 상승 여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과 교전중인 우크라이나 병사. [사진 = AFP/연합뉴스]
러시아군과 교전중인 우크라이나 병사. [사진 = AFP/연합뉴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각종 악재에 대한 세계증시의 내성이 강해진 점을 지적하며 “하방 압력보다 상승 여력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 흐름은 완만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러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널려 있지만 증시가 기존의 악재들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도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게 사실이다. 기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국제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또 원자재와 곡물 가격 등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바람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주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쪽으로 되돌리는 조치를 취했다.

연준은 금리를 한 단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금리 상승과 양적긴축 5월 개시 의도를 드러내 투자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를 토대로 분석하자면 올해 미국 기준금리는 2%선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준의 이번 결정을 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 또한 그런 분석에 호응하는 듯한 흐름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와 원자재난, 연준의 정책 변화 등 변수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뉴욕증시의 최근 상승세를 두고는 수급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속,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지적하며 선물옵션 만기로 인한 거래량 증가 등 수급 요인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익숙해진 악재라고는 하지만 연준의 긴축 행보는 여전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특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대상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제임스 블러드 위원의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21일(이하 현지시간)과 23일 연이어 공개석상에서 미국 경제와 관련한 연설을 행한다. 다른 위원들의 연설도 다수 예정돼 있지만 23일로 예정된 블러드 위원의 연설이 특히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인 블러드 위원은 연준 내의 대표적 매파로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홀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플레와 경기침체를 동시에 대변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 우려도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최근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감소를 통해서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금리차 감소의 원인 중 하나인 장기채 금리의 하락(채권가격 상승)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는 징표로 받아들여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흐름의 배경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연준의 긴축 행보가 자리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주 FOMC 회의 직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20~35% 정도로 크다는 분석을 공개했다.

한편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0.79포인트(0.40%) 높은 2717.81로 출발한 뒤 오전 10시 이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서더니 결국은 2688.73(▼18.29, -0.68%)까지 내려간 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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