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올해 들어 공모주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작년에 비해 올해 신규 상장된 기업들의 공모주를 손에 쥔 투자자들이 재미를 덜 봤다는 얘기다. 최근 예로 볼 때 공모주는 시초가에 매도할 때 이익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사실도 통계로 확인됐다.

31일 대신증권이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규 상장한 공모주 105개(인적분할, 스팩우회상장, 스팩상장 제외) 종목의 수익률을 조사해 밝힌 바에 따르면 주식을 시초가에 팔았을 때의 평균 수익률은 53.50%였다. 반면 해당 공모주의 이달 30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21.82%에 불과했다. 시초가에 공모주를 팔아치운 사람들이 여러 달 동안 주식을 쥐고 있다가 30일 매도한 사람들보다 31.68%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누렸음이 확인된 셈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작년에 상장한 종목(86개)과 올해 1~3월 상장한 종목(19개) 각각의 시초가 매도 평균 수익률은 75.79%와 46.86%였다. 올해 들어 신규 상장 공모주들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분석결과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한 종목 수도 올해 들어 7개로 감소했다. 작년에 상장한 종목 중 공모가 2배의 시초가를 형성한 종목은 34개에 달했었다. 신규 상장 종목수 대비 ‘따(더블)’의 비율은 작년 39.5%, 올해 36.8%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던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종목 수는 작년 16개, 올해 1분기엔 5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만 놓고 보자면 전반적으로 올해 들어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분석 대상에서 제외된 종목이긴 하지만 올 들어 공모주 청약 열풍을 일으키며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경우 시초가에 매도한 사람들이 누린 수익률은 99%였다. 그러나 30일 현재 종가 기준 수익률은 47.3%로 떨어졌다.

공모가 30만원이었던 LG엔솔은 지난 1월 27일 상장됐다.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을 기록한 뒤 상한가로 마감되는 일)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LG엔솔은 증시 입성 첫날 59만7000원의 시초가를 기록했다. 당일 종가는 시초가보다 15.41% 낮은 50만5000원이었다. LG엔솔의 이달 30일 종가는 44만500원에 머물렀다. ‘따상’이 실현될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160%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주가가 공모가의 2.6배로 오르는 대박을 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LG엔솔 주가가 시초가 60만원을 기록한 뒤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다면 주가는 78만원으로 올라간다. 이 경우 주가는 공모가의 2.6배,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60%를 기록하게 된다. ‘따상’을 기록한 다음 거래일에 또 한 번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은 ‘따상상’이라 불린다.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공모주 수익률 저하는 대외발 요인에 의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공모주 수익률이 떨어진 원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꼽았다. 이들 요인으로 인해 공모주 관련 유동성이 감소하고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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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황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지금보다 활성화되고 조만간 원스토어와 SK쉴더스, 컬리, 쏘카 등 기업공개(IPO)의 대어들이 상장 러시를 이루게 될 올해 2~3분기에는 공모주 수익률이 양호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당 분기에는 이들 대어들이 차례대로 기업공개에 나섬에 따라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쏘카, 컬리도 시차를 두고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해 전반적인 공모주 시장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유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위원은 “2~3분기는 계절적으로 공모주 성과가 좋았고, 국내 주식시장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쏘카와 컬리의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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