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가 반등한 것과 달리 내리막길을 달렸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지수는 74.33포인트(3.0%) 하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나마 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지수가 하루만에 52.28포인트(2.26%) 회복된 데 따른 결과였다. 이날의 지수 회복은 3거래일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지수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약세장에서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6.45%의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5.39%, 7.49% 상승했다.

이를 두고 현지 분석가들은 대체로 약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시적 반등이 일어난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변수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추세적 반등 가능성을 배제하는 원인이다. 다만, 주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져 있는 탓에 저점 매수 수요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들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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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기 부진과 인플레이션 심화,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지속 등 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의 긴축 강화 기조도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흐름을 타고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국내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달러 보유를 통한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할 만한 환경이 조성된데 따른 현상이다. 외국인들이 지난 주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주식 액수는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주식 판매로 생긴 현금을 달러화로 환전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또 다시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주가 하락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를 자극한 점도 최근의 주식시장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반대매매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주문이 이뤄지는 만큼 지수를 더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다음 달 한국과 미국 간에 금리 역전이 벌어지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양국 기준금리는 현재 1.75%로 동일한 수준(상단 기준)에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다음달 1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린다 할지라도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게 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0여일 뒤인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어서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올해 말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멈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문제는 물가가 고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이런 점에서 오는 3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5월 근원 PCE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전망이 맞다면 미국의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석달째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연준의 긴축 행보는 보다 느려질 수 있다. 물가가 꺾일 기미를 보인다면 경기 침체 우려를 무릅쓰고 초긴축을 강행할 이유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미시간대는 향후 1년을 상정한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5.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확정치는 종전의 예비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는 당일 뉴욕증시에서 상승장을 유도하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하지만 물가가 꺾인다는 신호가 뚜렷이 잡히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타 변수로는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다음달 1일 발표될 우리나라의 6월 수출입동향을 꼽을 수 있다. 이번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이 함께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7일 코스피는 2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6.60포인트(0.70%) 오른 2383.20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상승폭을 더 키웠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32포인트(1.49%) 오른 2401.9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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