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증시가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발표다. 연준의 선택이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일지 ‘울드라 스텝’(1.00%P 인상)일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시장 분위기는 전자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분석기관들은 연준이 26~27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75%P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조정 확률을 분석하는 수단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이번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취해질 확률은 73%. 울트라 스텝이 결정될 확률은 27%였다.

시장의 예상대로 0.75%P 인상이 결정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상단이 0.25%P 높아짐으로써 우려했던 두 나라 간 금리역전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 금리역전이 당장 우리 금융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리 역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문제는 금리역전의 정도가 연말로 갈수록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페드워치 도구는 연준이 이번주 회의 이후 소집될 연내 세 차례의 FOMC 회의에서 도합 1.25%P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 전망했다. 9월 회의에서 한 번 더 0.75%P 인상을 단행한 뒤 11, 12월 회의에서 각각 0.25%P 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기준금리는 연말에 3.50~3.75%로 올라간다.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8, 10, 11월)에서 매번 0.25%P 인상을 결정한다 해도 우리 기준금리는 3.00%에 머물게 된다. 이 때 상단 기준의 양국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은 0.75%P까지 벌어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주 기준금리 0.50%P 인상을 결정한 뒤 물가가 지금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는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를 밝혔었다.

이 총재의 발언 등 제반 정황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당분간 금리역전에 따른 환율 불안 등의 우려를 떨쳐버리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조기에 떨쳐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예견됐던 악재가 실체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오는 27일(한국시간 28일 새벽) 진행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특히 귀를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FOMC 회의에서 어떤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이 그의 발언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및 물가 전망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그의 발언을 통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4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경기 침체설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옐런 장관은 현재 미국의 고용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그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고 우려하면서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노력중이며 그들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사진 =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 = EPA/연합뉴스]

그간 행해진 연준의 물가안정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올렸는지는 29일 발표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PCE지수는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소비지출 활동을 기반으로 집계되는 것이어서 연준이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지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6월 근원PCE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4.7%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수치와 얼마나 부합할지 모르지만 전달과 동률을 이뤘다는 점에서 인플레 정점론의 새로운 불씨가 될 일말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가 2분기에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이번 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한·미 두 나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각각 26일과 28일 발표된다.

한국의 분기 성장률은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상승 곡선이 완만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올해 우리의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7%P나 낮아진 0.6%에 머물렀다.

미국에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전기 대비 연율)이 현실화될지를 두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6%로 집계됐었다. 미국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다면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인식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코스피와 뉴욕증시 모두에서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이 쏟아져나온다. 특히 뉴욕증시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대장주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보잉, 화이자 등도 실적 공개 대열에 합류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편입 종목 중 3분의 1이 이번 주 실적을 내놓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2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7.49포인트(0.31%) 내린 2385.65로 개장한 뒤 등락을 거친 끝에 전장보다 10.55포인트(0.44%) 상승한 2403.69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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