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목표 달성이 아슬아슬해졌다. 아직 비관하기엔 이르지만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의 목표치라 할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6%와 2.7%다.

지금까지의 과정만 놓고 보면 한은의 목표치 달성도 무난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앞길에 대내외 악재들이 널려 있다는 게 문제다. 대표적 악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 심화된 공급망 혼란과 세계적 긴축기조 강화 기조, 그에 발맞추려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 등이다.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은 일단 무난한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전분기 대비)은 0.7%였다. 1분기 성장률에 비해 0.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우리 경제는 8개 분기 연속 성장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1분기에 -1.3%, 그 다음 분기에 -3.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해 3분기부터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20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분기별 성장률은 차례로 2.3%, 1.2%, 1.7%, 0.8%, 0.2%, 1.3%, 0.6% 등이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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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의 변수를 배제한 채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올해 한은의 전망치 달성은 무난해 보일 수 있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집계되기 직전까지도 남은 세 개 분기에 0.5% 정도씩만 성장하면 올해 2.7%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았었다. 그런데 일단 2분기 성장률은 0.5%보다 0.2%포인트 높게 나왔다.

2분기 성장률까지를 감안해 향후 경로를 업데이트하면 3분기와 4분기엔 0.3%씩만 성장해도 연간 2.7% 목표치가 달성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공급망 혼란의 새로운 주범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고, 국내외를 통틀어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되고 있어서이다. 2분기 성장률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전분기보다 커졌지만 국내외 모두에서 감염병 사태는 다시 악화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국내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주요국들이 긴축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는 점도 세계 및 국내 경제를 위축시킬 요인들이다. 긴축정책을 비웃듯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점은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상에서 보듯 상황은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을 키우는 쪽으로 조성되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향후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대면서비스가 증가했다”고 2분기 상황을 분석한 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어 이 점이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민간소비는 한국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가장 큰 기둥이 되어왔던 수출은 최근 들어 신통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중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민간소비였다. 2분기 중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오히려 1.1%포인트 낮추는 작용을 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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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4%포인트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소비 외의 지출부문들이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만 기록했더라도 우리 경제가 2분기에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소비도 성장률 기여도에서 0.2%포인트를 기록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각각 0.1%포인트, -0.1%포인트였다.

2분기 지출부문별 성장률은 민간소비 3.0%, 설비투자 -1.0%, 건설투자 0.6%, 정부소비 1.1%, 수출 -3.1%, 수입 -0.8% 등이었다. 업종별 성장률은 서비스업 1.8%, 건설업 0.2%, 전기·가스·수도업 -0.5%, 제조업 -1.1%, 농림어업 -6.4% 등이었다. 서비스업 성장을 주도한 것은 운수업(9.8%)과 문화 및 기타(9.0%) 등이었다.

GDP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실질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 탓에 1.0% 감소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1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크게 낮춘 2.6%로 새로 제시했다. ADB는 지난 4월 한국이 올해 3.0%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었다. 전망치 하향조정 이유는 금리 인상, 세계경제의 성장세 약화 등이었다. 새로 발표된 ADB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그것과 동일하다.

올해 한국경제의 연간 성장률에 대한 기타 기관별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 한국개발연구원(KDI) 2.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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