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엔 세계증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다. 20~21(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가 얼마나 올라갈지, 연준의 성명과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1.0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번에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취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뉴욕증시의 주요지수 및 코스피 지수에는 이미 이 같은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연준의 결정이 시장의 기대치에서 벗어난다면 시장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주요 관심사는 연준의 성명과 파월 의장의 발언이다. 여기서 향후 연준의 금리정책 운용 방침을 가늠케 할 단서가 발견될 수 있어서이다. 만약 연준이 대중의 물가심리(기대인플레이션)를 억제할 목적으로 매파적 성향을 강화한다면 시장 분위기는 한층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경계심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진 8.3%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에 비해서는 제법 높은 수준이었다.

연준이 특히 주시하는 전년 동기 대비 근원CPI 상승률은 전달(5.9%)보다 오히려 높아지면서 6.3%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것이었다.

이들 물가지표는 그간 시장 내부에 은연중 퍼져 있었던 물가 정점론을 무력화시키는 작용을 했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길게 이어질 것이란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달 FOMC 회의는 점도표와 경제성장률 전망 등이 함께 발표된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점도표는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에 늘 초미의 관심을 끌어왔다. 지난 6월 공개된 직전 점도표에서 제시된 위원들의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였다. 하지만 최근 연준 내부에 매파적 기류가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이 전망치는 상향조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 연말이면 4.25%(상단 기준)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은 2.50%다.

이번 FOMC 회의 직후 발표될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5%에서 1.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중장기 성장률이 좋지 않을 가능성을 밝힌 셈이다.

증시에 있어서 성장률 전망은 양가적 성격을 지니곤 한다. 성장률 전망이 나빠지면 증시엔 부정적 기류가 감도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경기 둔화 조짐이 연준의 긴축 행보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사진 = EPA/연합뉴스]
[사진 = EPA/연합뉴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는 뉴욕증시에 비하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4%대 또는 5%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0.06% 하락하는데 그쳤다. 작은 폭이지만 하락 흐름을 타는 바람에 2400선 회복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추가 요소로는 불안한 원/달러 환율을 들 수 있다. 달러화의 지속적인 강세는 요즘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주범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신흥국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한 뒤 환전한 달러화를 해외로 빼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그 나라 화폐가치를 또 한 번 약화시키고 그로 인해 주가를 다시 하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리의 무역수지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도 국내 증시 투자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1일엔 이달 1~20일 기간 중의 수출입통계(통관 기준)가 발표된다. 우리의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95포인트(0.25%) 높은 2388.73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하락 흐름을 타더니 결국에는 전장 마감가보다 27.12포인트(1.14%) 하락한 2355.66에 하루 거래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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