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 코스피는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변화 흐름에 주목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향후 미국 기준금리 추이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가 0.58%(15.37포인트) 하락한 것을 두고 연준의 ‘매파적 기준금리 동결’ 조치에 따른 변동성 확대 탓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증시나 코스피시장 일각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듯 지난주 연준은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통화정책 회의 횟수로는 11회 만에 처음으로 동결했다.

하지만 연준은 매파적 신호를 동시에 발신함으로써 시장을 긴장시켰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를 잠재우려 했던 듯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추후 기준금리 2회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것도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가 5.6%(중간값 기준)까지 올라갈 것이란 구체적 전망을 공개하는 방식으로였다. 점도표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연준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추가 인상하게 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준의 메시지가 예상 외로 강하게 나오자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하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게 약화됐다. 이는 미국 주도의 고금리 시대가 기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의 확대와 무관치 않다. 이처럼 변화된 분위기는 향후 코스피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관돼 나타나는 구체적 이유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거론된다. 차익 실현 움직임은 코스피 시장의 단기 과열에 대한 반작용 현상이기도 하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급등 종목의 차익실현이나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의 순환매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나 기타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엔 유의미한 경제 관련 데이터 발표도 없어 그들의 발언이 갖는 무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미래에 발표될 주요 데이터로는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의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 지수는 다음달 12일 나오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연준의 7월 FOMC 회의(25~26일)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는 연준이 7월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퍼져 있다. 19일 현재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다음 달 연준 기준금리가 5.25~5.50%로 올라갈 확률은 70% 이상이다.

이번 주 통화정책과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할 인물은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20일)와 연준 이사들인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이상 22일) 등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21~22일 이틀간 하원과 상원에 차례로 출석해 통화정책 관련 보고를 진행한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FOMC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기준금리가 실시간 회의(Live Meeting)에 의해 그 자리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단 없이 철저히 자료에 바탕을 투고 기준금리를 결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률이 상당한 수준으로 내려가는 때”를 거론하며 그렇게 되기까지 두어 해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 첫날인 19일은 노예해방을 기념하는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여서 뉴욕증시 등 미국의 모든 금융시장이 하루 휴장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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