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도쿄전력, 지난 27일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 종료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검사관들, 이달 28~30일 방류 설비 최종검사   최종검사 결과 7월 5일쯤 원자력규제위 정례회의 보고   원자력규제위, 이상 없다 판단될 경우 이르면 오는 7월 7일 검사종료증서 도쿄전력에 교부  도쿄전력, 오염수 방류 실행(최종 결정 주체는 일본 정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작업이 사전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 측 계획대로 과정이 진행된다면 오염수 방류는 기술적으로는 다음달 7일쯤부터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일본 총리가 내리게 되는 만큼 다소 시일을 두고 국내외 반응을 살펴가며 최초 방류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이달 30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시설에 대한 최종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작업을 통해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누수 위험은 없는지, 희석용 바닷물을 퍼올리는 펌프에 이상이 없는지, 문제 발생시 자동차단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펴보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둘러보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사진 = 지지·EPA/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둘러보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사진 = 지지·EPA/연합뉴스]

이 작업에 참여하는 검사관들이 검사 결과를 원자력규제위에 보고하면 규제위는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보고 내용을 검토한다. 검토 결과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려지면 규제위는 검사종료증서를 도쿄전력에 발급한다.

일본 정부는 특별히 지적할 사항이 없다면 검사종료증서는 검사 종료 일주일 뒤에 발급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7일에 증서가 발급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할 한 가지 관문이 더 있다. 조만간 발표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가 그것이다. 일본 총리는 자국 원자력규제위의 검토 결과와 IAEA 보고서 내용이 모두 긍정적일 경우 자국 내 여론과 주변국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올 여름 적정한 때를 골라 방류 개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황상 IAEA 보고서엔 방류를 긍정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IAEA는 지금까지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방법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하는 다음달 4일쯤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IAEA가 지금까지 보여온 행태와 유사한 입장을 유지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로시 총장이 일본 방문에 이어 한국과 뉴질랜드, 남태평양 섬나라 쿡제도 등을 차례로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29일 보도를 통해 그로시 총장이 한국과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후쿠시마의 제1 원자력발전소. [사진 = 교도·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의 제1 원자력발전소. [사진 = 교도·AP/연합뉴스]

그로시 총장의 한국 등 순방 목적은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그가 주변국 순방을 통해 오염수 방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려주길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순방 대상으로 거론되는 나라들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크게 나오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 섬나라들은 과거 서구 강대국들의 핵실험 장소로 활용됐던 이력을 지닌 곳들이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쿡제도는 올해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서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간 쿡제도 등 남태평양 도서국들에 총리 명의의 친서를 보내 오염수 방류 계획에 협조해달라고 호소해왔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반대 여론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과 약속했던 대로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를 처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일본 정부는 물론 도쿄전력도 8년 전 어민들에게 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방류를 전후해 방사능 오염 정도롤 다시 측정한 뒤 방사성 물질이 기준 이상으로 검출되면 즉각 오염수 방류를 중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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