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엔 투자자들이 살펴볼 변수들이 제법 많다. 그들이 당장 궁금해 하는 것은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다. 지난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어닝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뉴욕증시에서도 이제부터 어닝 시즌이 활발히 펼쳐진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잠정)은 전년 동기 대비 95.7% 감소한 6000억원이었다. 당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2% 넘게 하락하며 7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주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져 있었음을 방증한다. 개별 주가는 기업들의 실적이 쏟아져 나오는 다음 주부터 비교적 크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3~4주차엔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등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옷가게. [사진 = EPA/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옷가게. [사진 = EPA/연합뉴스]

뉴욕증시에서는 이번 주에 몇몇 주요 상장사들이 2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은행들이 그 대상이다. 펩시코와 델타항공 등도 이들보다 하루 앞선 13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뉴욕증시 상장사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도 안 좋을 경우 미국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기존의 우려가 재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다시 커질 수 있다. 반면 기업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돈다면 주가는 이를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할 수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6월 CPI는 이달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예상한 6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1%였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전달(4.0%)보다 크게 떨어져 2%대 진입에 대한 기대를 키워주었지만 연준이 이를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인 5.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도 연준의 긴축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은 20만9000명이었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지만 실업률이 3.6%로 여전히 낮고 임금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4.35%)도 비교적 높게 집계됐다. 고용시장이 이처럼 탄탄하다는 것은 연준으로 하여금 기준금리를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양호한 고용지표는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렇지 않아도 연준은 향후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흘려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대체로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한 단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주된 관심사는 연준이 9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릴지 여부다.

시장의 대체적 전망은 7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9월 동결, 10월 0.25%포인트 인상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예상 최종금리 수준은 상단 기준 5.75%이지만, 고용시장이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느리게 둔화된다면 그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이번 주엔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다수 쏟아져 나온다. 10일 마이클 바 부의장을 필두로 여럿이 발언대에 서는 만큼 다양한 메시지에 시장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연준 위원들은 이번 주 주말부터는 FOMC 회의를 전후해 설정된 블랙아웃 기간에 묶여 통화정책 관련 공개발언을 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이변이 없는 한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포인트(0.05%) 오른 2528.08에 거래를 시작한 뒤 등락을 반복하더니 전장 대비 6.01포인트(0.24%) 하락한 2520.70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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