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주식 공매도 전면금지와 함께 시작된 지난주에 국내 증시는 비교적 단조로운 등락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조치 당일 한 차례 크게 올랐다가 이틀째엔 급격히 내려앉았다. 이후의 흐름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주간 단위로 보면 변동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겠으나 기대됐던 ‘쇼트 커버링(공매도 재매수)’ 효과는 단 하루만 유지됐다. 대신 차익실현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코스피 지수는 공매도 금지 시작일인 6일(이하 현지시간) 하루의 경이적 상승분(134.03)을 대부분 반납한 채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0일 코스피 종가는 전주 대비 1.74%(41.32포인트) 오른 2409.66을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은 그 전주(10월 30일~11월 3일)의 2.8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는 공매도 금지로 인한 지수 상승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들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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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주 동안의 코스피 흐름은 큰 틀에서 뉴욕증시와 비슷했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달 첫째 주엔 최소 5~6%대, 지난주엔 각각 그보다 작은 3% 미만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다우지수가 0.6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31%, 나스닥지수는 2.37% 상승했다.

종합하면 국내 증시도 뉴욕증시와 궤를 같이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 속에 기업 실적과 각종 경제지표 등에 따라 움직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공매도 효과가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공매도 금지 이후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기에 외국인들에게 유용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런 만큼 한동안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는 국내증시는 외국인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지는 시장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이달 들어 국내외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일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온건한 발언을 한 덕분에 긍정적 분위기에 휩싸였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난 9일 국제통화기금(IMF) 콘퍼런스 연설에서는 다시 매파적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 개회사를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목표에 도달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를 2%로 낮추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취하려 노력해왔다고 설명한 뒤 “우리(연준)가 그 스탠스를 제대로 취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We are not confident that we have achieved such a stance)고 말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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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2% 목표에 도달하려면 금리가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높아야 하는데 금리 수준이 그 정도로 제약적이었는지 의아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도 향후 들어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의 때마다(meeting by meeting)’ 결정을 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각종 지표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데이터란 물가, 고용, 소비 등과 관련된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번 주에 당장 눈여겨 보아야 할 데이터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그 다음날 공개되는 10월 소매판매다.

10월 CPI 상승률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전달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3.3%다. 이는 9월 CPI 상승률(전달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3.7%)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치들이다. 10월 근원CPI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0.3%, 4.1%다. 두 개 전망치는 9월과 동일하다. 10월 CPI가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게 나온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기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1%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정도면 9월의 +0.7%보다 크게 둔화된 수준이다. 소비 둔화가 추후 기조적 양상을 띠게 된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도 있다.

미국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 시한이 오는 17일이라는 점에도 투자자들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미 의회는 여야 대립 속에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겨우 통과시켰는데, 그 시한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이로써 향후 며칠 동안 미 연방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1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1.58포인트(0.90%) 오른 2431.24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엔 등락을 거듭하더니 결국 전장 대비 5.90포인트(0.24%) 하락한 2403.76에 하루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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