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지수가 3주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간 국내외 증시 분위기를 압박했던 악재들이 하나 둘 해소된 것이 그 배경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한 측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 중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4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 달 반가량 하향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2주 연속 상승한데 이어 지난주에도 여세를 이어가도록 주도한 것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물가 상승률이 기대보다 크게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여준 것이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주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미국의 10월 CPI는 시장 전망치(3.3%)보다 낮은 3.2%의 전월 대비 상승률을 보였다. 기조물가인 근원CPI 상승률 역시 시장 전망치였던 4.1%보다 0.1%포인트 낮게 발표됐다.

미국의 슈퍼마켓. [사진 = AFP/연합뉴스]
미국의 슈퍼마켓. [사진 = AFP/연합뉴스]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는 그 다음 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의해 다시 한 번 강화됐다. 이 지수는 당초 전월보다 0.1%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발표된 결과는 -0.5%였다. PPI는 CPI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이 점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런 물가동향에 즉각 반응한 것은 시장금리였다. 그 결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5%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달 한 때 5%를 넘겼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하락했다고 할 수 있다.

시장금리의 전반적 하락은 여러모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흐름을 선도한다는 점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준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이런 변화는 특히 성장주와 기술주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식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기타 투자심리를 흔들었던 주요 악재들이 하나 둘 해소된 것도 증시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우선 미국의 임시예산안이 시한일인 17일 직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내년 초까지 효력을 이어가게 된 점이 그 첫째였다. 이 일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한동안 증시의 악재 리스트에서 빠지게 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인질협상 진전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점도 증시엔 나쁘지 않은 요소다. 중동에서의 긴장 완화는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 속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최근의 경제환경 변화가 언제까지나 증시에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성 전망들이다. 경고의 구체적 내용은 향후 물가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기타 주요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그리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진작부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경기 둔화 조짐 속에 10월 물가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함으로써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단기간의 주가 상승을 경계하려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현실화될 뚜렷한 악재는 없지만 투자자들이 경제지표들의 장기 흐름에 대한 우려로 조심성을 키워갈 것이란 얘기다.

이번 주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특별한 이벤트 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눈길을 줄만한 이벤트를 지목한다면 21일 있을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거론할 수 있다. 이달 1일 끝난 FOMC 회의 내용을 통해 투자자들은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쯤일지 가늠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중에 뉴욕증시는 하루 반을 쉬게 된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23일 하루를 휴장하고, 그 이튿날인 24일엔 오전장만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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