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니스 2023이 진행된 코엑스 C홀 입구. [사진 = 유정환 기자]
그린비즈니스 2023이 진행된 코엑스 C홀 입구. [사진 = 유정환 기자]

[나이스경제 = 유정환 기자] 이제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어젠다 ‘탄소중립’. 탄소중립은 근년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탄소 절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금세 지구촌의 공동과제가 됐다. 세계 각국 정부에서 목표를 새로 설정하니 기업들 또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맞이하면서 기술개발의 방향을 달리하고 변화를 이루었다. 이번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은 그 변화를 확인하는 장이었다.

국회수소경제포럼 주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은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됐다. 전시회엔 SK, LG, HD현대, 포스코, 삼성SDI, 현대차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이 참가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산업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 부스는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운·수송, 원자력 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구분돼 진행됐다.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달성에 어려움을 겪자 한국 포함 세계 주요국들이 ‘무탄소에너지’ 범위에 기존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만이 아닌 원전, 수소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포스코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포스코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포스코였다. 포스코 현장 관계자는 기자에게 그린수소 활용 HBI 생산 프로젝트를 보여주면서 “오만과 호주, 미국에서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오만의 경우엔 포스코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오만 정부 주최의 입찰에서 낙찰돼 서울시 면적 절반에 해당하는 부지를 확보했다”면서 현재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선 부지가 좁아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데 비용적 한계가 있었으나 오만의 경우엔 일조량이 많고 부지가 넓어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수소환원제철’에 대해선 “제철 부문에서 기존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하던 부분을 수소를 활용한 환원제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법은 효율성 측면을 봤을 때 필수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나 그룹 차원에서 개발하고 진행한다는 것이 탄소중립이란 문제에 제철산업 나름의 정답을 제출한 듯 보였다.

삼성SDI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삼성SDI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삼성SDI 부스 내 전시. [사진 = 유정환 기자]
삼성SDI 부스 내 전시. [사진 = 유정환 기자]

배터리 3사의 부스들은 비주얼적으로 특히 눈에 띄었다. 우선 삼성SDI는 입구에 PRiMX 배터리팩을 탑재한 BMW i7을 배치했다. 내부엔 배터리 모델 PRiMX 모형부터 원통형 파우치 배터리, 2027년 양산 예정인 ‘전고체 배터리’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에 실제 탑재되는 배터리 모형과 함께 전시됐고 로봇청소기, 전동드릴, 전기톱 등 가전기기도 배터리와 함께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LG그룹으로 참가했다. 덕분에 LG화학의 친환경소재 브랜드 ‘LETZero’와 LG전자의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기술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LG그룹 부스 내 전시. [사진 = 유정환 기자]
LG그룹 부스 내 전시. [사진 = 유정환 기자]

LG엔솔 부스엔 파우치 배터리 E79A, E60A 셀과 모듈, 원통형 배터리가 전시됐다. 배터리 모형 외엔 배터리 핵심소재를 전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CNT, 분리막 등 핵심소재에 대한 설명도 덧붙이면서 배터리 자체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엿보였다.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 E&S와 함께 참가했다. 부스 메인에 차세대 윤활유 솔루션을 배치했는데 투명 전기차 모형 속 불빛을 통해 실제 윤활유 움직임을 표현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내부엔 SK온의 각형 배터리부터, SF 배터리 등이 전시됐고 배터리 역사와 함께 향후 계획을 로드맵으로 선보였다. 또한 SK시그넷의 신형 급속충전기 V2가 수소충전기와 함께 전시돼 그룹 차원 부스를 실감케 했다.

SK그룹 내 부스 가운데 '차세대 윤활유 솔루션'이 배치돼 있다. [사진 = 유정환 기자]
SK그룹 내 부스 가운데 '차세대 윤활유 솔루션'이 배치돼 있다. [사진 = 유정환 기자]

한화그룹에선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임팩트가 참가했다. 한화파워시스템 현장 관계자는 수소발전소 모형을 보여주면서 “수소 혼소율 60% 실증에 성공했다”며 “과정에 LNG를 40%만 사용해 탄소 배출을 22%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화임팩트에선 암모니아를 분해하고 수소로 전환하는 설비인 ‘암모니아 크래킹’ 설비와 공정을 전시했다. 해당 설비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에선 17만4000㎥급 LNG운반선을 포함한 친환경 선박 4종 모형을 부스에 전시했다. HD현대 현장 관계자는 기자에게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의 경우 액체로 운반 도중 선박이 영하 163℃를 유지하고 있어도 배가 움직이면서 자연 기화 현상이 일어나는데 최근 화물선 기술을 통해 이 자연 기화를 해소하는 친환경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자연 기화된 그 가스를 다시 액화시키는 ‘재액화 시스템’이 현재 LNG선박에 적용되고 있다”고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HD현대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HD현대 부스 전면. [사진 = 유정환 기자]

배터리 기술 적용 가능성에 대해선 “선박의 경우 한 번 항해를 하면 굉장히 오랜 기간이 소요돼 배터리의 경우 사이즈가 굉장히 커야 하는 문제점이 남아 있다”며 “그래서 그런 부분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관련 배터리 기술이라든지 고체산화물 전지, 연료전지 같은 기술을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계속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가해 친환경 산업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눈에 휘둥그레질 정도로 새롭고 화려한 기술들을 말하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기업마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꾸려온 ‘그린비즈니스’와 다가올 나날들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방법과 속도로 ‘탄소중립’이란 방향을 향해 최선을 다해 약진하는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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