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가 지난주까지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5주 연속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 1일 종가는 2505.01을 기록했다. 지난주엔 근근이 상승세를 이어갔을 뿐 그 폭은 8.38포인트(0.34%)에 그쳤다.

최근의 주가 상승세 둔화는 특별한 악재가 엿보이지 않은 가운데 단기 상승분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와 시장금리 하락세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점이 지수의 상승 동력에 제한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고물가 지속과 경기 불확실성 증대가 주식 투자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코스피에서의 분위기 변화를 대변해준 것 중 하나가 외국인들의 투자동향이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온 외국인은 지난주 들어 매수를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5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까지 순매도 대열에 가세한 가운데 그나마 지수를 떠받친 것은 5297억원을 순매수한 기관이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지수 상승세의 둔화 흐름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아직 소진되지 않은 것이 그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지금 시장에는 악재가 거의 없는 반면 호재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호재 중 하나는 연준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고 있는 점이다. 기대감 증폭은 그간 시장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예단을 억제하려 애써왔던 연준 관계자들의 입장 변화와 연결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끈 사람은 연준 내 매파로 분류돼온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였다. 그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기대케 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4분기 들어 둔화되어가는 듯한 초기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힌 뒤 “최신 데이터에 의하면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이긴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책이 미국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잘 자리 잡혀 있다고 점점 더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연준내 강경파들조차도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해주었다. 시장이 고무적 반응을 보일만한 일이었다.

시장 분위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한 번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됐다. 파월 의장은 이달 1일 스펠만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제약적 스탠스를 충분히 취했다거나 언제쯤 통화정책을 완화할지에 대해 단정을 한다면 그건 성급한 판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이 발언을 온건한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에 방점을 두고 발언을 했다는 점이 그 같은 분석을 낳았던 것 같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우리는 정책을 더 타이트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을 잊지 않고 덧붙임으로써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려는 듯한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을 나타낸 것 또한 증시엔 고무적이었다. 지난달 30일 노동통계국이 밝힌 10월 근원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로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 근원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0.2%로 집계됐다.

이밖에 미국의 물가와 고용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징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 베이지북 내용과 국제유가의 하향안정 흐름 등도 증시엔 우호적 메시지가 되어주고 있다.

이번 주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이벤트로는 8일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를 꼽을 수 있다. 보고서 내용은 이달 12~13일 열리는 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테이블에 가장 중요한 최신 자료로 올려지게 된다.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19만명이다. 실업률은 3.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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