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김기영 기자] 60세 이상 고령자와 여성이 취업시장의 주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는 분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듯 보인다. 반면 청년층과 60세 미만 남성들, 산업별 분류상으론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증가폭은 둔화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와 산업 양 측면에서 진행 중인 구조변화가 주요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 또한 청년층 취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을 토대로 확인 또는 추정한 내용들이다.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해당 월의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69만8000명에 달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취업자 수는 27만7000명 많아졌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11월 취업자 증가폭은 10월의 34만6000명에 비하면 7만명가량이나 감소한 수치다. 월별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를 나타내기는 지난 8월(26만8000명) 이후 3개월 만이다.

그러나 통계청은 11월 취업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7만여명의 증가폭 자체가 연간 단위로는 비교적 높은 수치인데다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기저효과란 비교 시점인 지난해 11월이 코로나19 이후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시기였다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랬던 작년 11월보다 올해 11월 취업자 수가 27만여명이나 더 많아졌으니 적지 않은 성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다만, 60세 이상에서의 취업자 증가폭이 전체 증가폭을 웃돌았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60세 이상 연령대에서의 취업자 증가폭은 전체 증가폭(27만7000명)보다 1만4000명 많은 29만1000명이었다. 이는 곧 60세 미만 연령층에서의 취업자 증가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청년층(15~29세) 취업자 증가폭은 -6만7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사회의 중추 격인 40대 취업자가 6만2000명 감소한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나마 한 가지 위안거리를 찾자면,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 감소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결과일 뿐 해당 연령대의 고용률은 모두 상승했다는 점이다. 11월 기준으로 청년충과 40대 인구는 1년 사이 각각 17만4000명, 6만2000명 줄어들었다. 인구수 자체가 줄었으니 동 연령대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 유의미하게 다뤄지는 자료가 고용률(취업자/인구수)이다. 11월 청년층과 40대의 고용률은 각각 46.3%와 79.1%였다. 이 고용률 수치는 작년 11월에 비해 차례로 0.2%포인트, 0.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11월 고용률은 전 연령대에서 예외 없이 상승했다.

여성 취업자 증가폭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크게 나타나는 경향도 이어졌다. 1년 전보다 늘어난 지난달 성별 취업자 수는 여성이 26만명, 남성이 1만8000명이었다.

산업별 분류상으로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8만9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8만5000명이 늘어났다. 두 분야에서의 증가폭 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다.

건설업에서도 건설기성 호조 덕분에 3만2000명의 취업자 증가가 이뤄졌다. 기타 운수·창고업에서 3만6000명, 도소매업에서 7000명의 취업자 증가가 있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엔 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의 큰 폭 증가세가 가져다준 기저효과 때문이었다.

또 하나 아쉬운 대목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만1000명 감소했다는 점이다. 제조업은 안정적이고 임금도 비교적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표적 업종이다. 더구나 제조업은 고용 및 수출 증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해온 분야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올해 1월 이후 11개월 연속 줄어든 제조업 취업자 수가 11월엔 그 폭을 크게 줄였다는 사실이다. 10월의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7만7000명이나 됐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가 둔화된 것은 최근 개선된 수출 실적 덕분이었다.

상용직(1년 이상 고용계약자)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난 점도 고무적이다. 이 또한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다. 11월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41만9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상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0.9%p 상승한 56.6%였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