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상용화가 코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하늘을 나는 택시'라는 SF 영화 같은 이미지로 잘 알려진 UAM은 미래형 교통수단이자 떠오르는 산업계 먹거리다. 정부가 UAM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각 기업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손잡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1년 ‘K-UAM 그랜드챌린지’(총 2단계)를 통해 분야별 기관·기업의 참가 신청을 받아 UAM 상용화 토대를 마련 중이다. 인구 과밀화·교통체증 및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도시 상공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관광·물류 활성화 효과 또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는 UAM 상용화 지원을 골자로 하는 도심항공교통법이 제정돼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UAM 상용화는 말 그대로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 보면 된다. 일례로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도심항공교통법에 따르면 UAM 노선의 경우 우선 지자체·공공기관 등의 사업 신청을 받아 우리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개시된다. 2025년 상용화 첫 단계 때는 노선도 별로 없고 단가가 높아 운임료도 다소 비쌀 수 있으나, 2030년 상용화 본격 단계 때는 노선이 더 많이 생기고 중복되는 곳도 생기는 등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9~12일) 현장의 SK그룹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도심항공교통(UAM)을 형상화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가상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 SKT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9~12일) 현장의 SK그룹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도심항공교통(UAM)을 형상화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가상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 SKT 제공]

UAM에 특히 관심을 품은 지자체는 서울시, 제주시, 대구시 등이다. 서울시는 UAM 실증을 위해 현대자동차와 2021년 업무협약(MOU)을 맺고 협업 중이며, 대구시는 5대 미래신산업분야 중 하나로 UAM 산업을 꼽았다. 특히 UAM이 하늘길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운임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부분에 관해서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가 예상하기로는 2035년 이후쯤엔 노선 증량으로 UAM 운임이 택시보다 조금 비싼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 부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해당 사업은 현재 실증 단계, 즉 테스트 중이다. 국토부가 내놓은 ‘K-UAM 그랜드챌린지’ 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비행체 및 통신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고(1단계), 도심에 준하는 인구밀도를 가진 지역에서 비행 테스트(2단계) 등이 진행된다. 정부 측은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UAM 상용화 시 우대한다는 조건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총 7개 컨소시엄이 팀을 이뤄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팀은 ▲SK텔레콤·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등 ▲현대차·KT·대한항공·현대건설 등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GS건설 등 ▲제주항공·대우건설 등이다.

통신 3사가 모두 실증사업에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통신업체와 미래형 이동 수단 사이에 특별한 접점이 있기 때문이다.

UAM이 운항할 때는 자동차가 도로 위에서 신호등,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행되듯 UAM 운항 시스템, 인프라 등의 선구축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늘길을 뚫자면 실시간 경로 체크, 관제탑과의 소통을 도울 통신망을 보유한 통신업계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각 분야의 기업들이 저마다의 노하우를 내세워 컨소시엄을 형성해 (실증사업에) 들어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지난해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낸 것 또한 UAM 사업 참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통신 3사 중 KT는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3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LG유플러스는 3분기 영업이익 2543억원으로 10.8% 각각 줄었다. 통신업계들이 인공지능(AI), UAM과 같은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텔레콤의 경우 UAM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하 조비)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해당 업체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며 국내서 조비의 UAM 기체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최근엔 ‘CES 2024’ 현장에서 UAM 실증사업에 대해 논하기 위해 조비사(社)의 조벤 비버트(JoeBen Bevirt) CEO와 SKT 유영상 사장이 회동했다는 소식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 규모가 2030년 550억 달러(약 72조원)에서 2050년엔 9042억 달러(약 1100조원)로 늘어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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