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강민주 기자] 증권사들이 ‘디지털PB(Private Banking) 센터’에 힘을 주고 있다.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자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에서다. 하지만 노조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내부 저항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화가 강화될수록 내부 저항도 비례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글로벌 자산관리(WM)의 디지털 전환 추세 및 국내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금융 부문에도 비대면 방식이 확대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역량도 강화되면서 자산관리자와 고객 간 상호작용을 하는 자산관리 부문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다.

이 추세를 따라 성장한 디지털PB센터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역량과 자산관리 역량을 결합한 플랫폼 PB 비즈니스를 동시에 지향하는 융합 조직이다.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각 분야 전문가를 배치해 고객에게 토탈 금융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운영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 연합뉴스]

2022년 이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삼성증권은 투자정보와 세미나, 컨설팅 등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해 디지털PB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PB 서비스 홍보 영상도 공개해 선두주자 굳히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도 분야별 전문가 그룹 등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인공지능(AI) PB, 로보어드바이저, 랜선 세미나 등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디지털마케팅부를 디지털PB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20년 이상 경력의 전문 직원들이 비대면 상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KB증권은 일반 대중과 VIP 고객을 아우르는 비대면 고객관리 조직 ‘프라임 클럽(Prime Club)’을 운영 중이다. 숙련된 프라임 PB를 40여명까지 확대했으며, 상담 후 만족도가 높은 고객은 직접 전담 PB를 지정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 노조에서는 디지털PB센터 활성화로 영업점 직원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한 증권사의 노동조합 관계자는 “디지털PB센터로의 신규 고객 집중화보다 영업점 중심의 영업을 추진해야한다. 대면접촉을 통해 고객을 유치해야 직원의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회사도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선 현장에서 밀착된 고객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화를 명분으로 지점을 통폐합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거점 위주의 지점 대형화 추세가 금융권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는 “대안 없는 지점 통폐합은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디지털PB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영업점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운영해야할 것이다. 지점을 대형화하는 과정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 업무 방식과 환경을 변화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고객을 위해서도 좋은 방향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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