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대형마트가 매장 리뉴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주요 키워드는 ‘식료품 강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최근 들어 일부 매장을 리뉴얼하며 식료품 비중을 넓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체험형 매장’을 기치로 15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재개장한 더타운몰 연수점은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식료품 매대 면적을 이전보다 130평 늘렸다.

우선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을 매장 안에 설치하고 직접 키운 채소 4종을 판매한다. 축산 매장에서는 30m 길이의 쇼케이스를 설치해 제주흑돼지·듀록·얼룩도야지 등 시중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품을 선보였다. 수산 매장에서는 매주 주말 직접 참치를 해체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한다. 델리 매장에서는 로봇이 직접 튀겨내는 ‘로봇 후라이드 치킨’도 내놨다.

이마트에 따르면 더타운몰 연수점은 리뉴얼 직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방문한 고객 수도 23% 늘었다. 특히 식료품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사진 = 롯데마트 제공]
[사진 =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일반적으로 5:5~6:4 비중인 식료품 매대를 9할까지 늘리는 실험을 감행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 그로서리’로 재개장했다.

그랑 그로서리의 자랑거리는 44m에 이르는 국내 최장 길이의 쇼케이스 ‘롱 델리 로드’다. 미국식 중화요리를 뷔페처럼 담아갈 수 있는 ‘요리하다 키친’, 대형마트식 오마카세를 표방하는 ‘요리하다 스시’, 이색 간편 구이류를 한 곳에 모은 ‘요리하다 그릴’ 등 다양한 코너로 구성돼 있다. 신선·가공식품도 실내 스마트팜,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춘 건강 상품 특화존, 식물성 냉동식품을 판매하는 ‘제로미트존’ 등 특화존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그랑 그로서리는 리뉴얼 직후 6주간 방문 고객 수는 15%, 매출은 10%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9월 제타플렉스로 재개장한 서울역점도 식료품 매대를 기존보다 25%(326평) 늘렸다. 매장 2층 면적의 85%가 식료품으로 차 있으며, 상권 특성을 고려해 로컬푸드존·라이브씨푸드존·도시락특화존·외국인고객특화존 등을 선보였다. 롯데마트의 노림수는 맞아떨어져서. 리뉴얼 직후 37일간 매장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으며 매출은 75%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131개 매장 중 24개 매장을 식료품 특화 매장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24개 매장의 지난달 식품 매출은 3년 전보다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

식료품은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른 것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더라도, 먹을 것만큼은 직접 눈으로 보며 고르고 싶은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2023년 오픈서베이가 전국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 구입 시 주로 오프라인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9.1%였다. 온·오프라인 반반씩 이용하는 응답자도 32.0%에 달했다. 반면 온라인을 주로 이용하는 응답자는 19.0%에 그쳤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자에게 “고객이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는 직접 식품을 고르고 싶기 때문”이라며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식료품 강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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