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무단횡단을 하지 마세요.” “좌우를 살핀 후 건너세요.”

알게 모르게 길을 걷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기술의 도움을 받아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일상생활과 산업 현장 등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때다. 이동통신사 3사가 탈통신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AI 시대, ICT가 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를 5일 개최했다. 그간 정보통신기술(ICT) 영역 성과를 돌아보고, AI 시대에 정보통신기술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기자도 이날 현장에 참석해 발표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 SKT 제공]
[사진 = SKT 제공]

먼저 김범수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장은 개회사로 “AI가 긍정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성 우려도 있다”며 개인정보 및 저작권 침해 이슈, 사이버 범죄 등 사례를 들었다. 이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AI가 불러올 혁신에 대한 차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축사에서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새롭게 직면한 AI 시대엔 마치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가 21세기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할 것인가’라는 인류의 당면과제를 짚기도 했다.

바른ICT연구소는 SK텔레콤이 2015년 연세대학교와 손잡고 건전한 ICT 문화 구축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유 사장은 “SK텔레콤도 바른ICT연구소에 더해 여기 모인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AI와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실천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축사에 나선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AI가 산업과 사회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며 “중요한 변곡점에 있는 지금, 오늘 토론회가 AI 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과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각각 ‘이동통신 40년 성과와 향후 ICT 정책 방향’과 ‘AI시대, ICT가 가야 할 길: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경만 통신정책관은 지난 40년 동안 ICT 분야의 변천을 설명하며 해당 분야가 성장을 거듭해 온 결과,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의 경우 자국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인터넷망이 고도화됐다고 평했다. 그러나 AI 전환의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정적 요소는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룰을 만드는 작업’ 역시 필수라고 봤다.

실제 과기정통부는 영국과 공동으로 AI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미니 정상회의’(5월 예정) 개최를 앞뒀다. 이를 김 통신정책관은 “AI를 인류와 함께 할 기술로 만들어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AI 활용을 위한 협력이 국가 단위에서 이뤄질 만큼 규모가 커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권남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통신업계도 통신업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며 “고품질 서비스를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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