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얼마 전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1조208억원으로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성공의 밑거름으로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 불닭 챌린지의 유행 등이 꼽히고는 한다. 그중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은 국내 관련 업계에서도 버거, 라면, 만두를 막론한 매운맛 신제품 출시를 불러왔다. 만두 제품의 경우 최근 롯데웰푸드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 하림 ‘더미식 땡초고기교자’, 해태제과 ‘열불날 만두하지’ 등이 줄줄이 나왔다.

찐만두로 먹든 군만두로 먹든, 추워지는 날씨와 잘 어울리는 간식이면서 한국에선 설날에 세배 갔다가 먹게 되는 명절 음식이기도 한 만두와 매운맛의 조화는 과연 어떨까? 관심 가는 신제품들을 기자가 직접 맛봤다.

[사진 = 정유진 기자]
하림 ‘땡초고기교자’(왼쪽)와 롯데웰푸드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 [사진 = 정유진 기자]

하림은 지난달 ‘더미식 만두’ 9종을 출시함과 동시에 육즙만두 시리즈를 본격 론칭했다. 9종 중 하나인 ‘땡초고기교자’ 제품 설명에는 ‘만두소에 알싸한 땡초를 넣어 깔끔하게 매콤한 맛을 구현했다’고 나와 있다. 직접 먹어보니 초록색 땡초의 식감과 칼칼한 매운맛이 딱 적당한 수준이다.

다만 각종 채소, 국내산 냉장육 등으로 구성된 만두소가 좀 더 꽉 들어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1봉에 1~2인분(350g)이라고 표기돼 있긴 하지만 혼자 다 먹어도 포만감이 약간 부족하단 느낌이 없지 않다. 만두소를 둘러싼 만두피는 부드러우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내구성을 보여줬다.

롯데웰푸드는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를 지난 9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지역인 중국 쓰촨(四川·사천) 지역 고추로 매운맛을 냈고, 스코빌 척도(맵기를 측정하는 지수)는 2만3000SHU에 달한다는 게 롯데웰푸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젊은 층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매운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붉은 만두소와 납작만두 모양이 눈에 띄는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는 내용물 속 무·김치 등이 내는 아삭아삭한 씹히는 맛, 그리고 그 후에 오는 얼얼하게 매운맛이 주를 이룬다. 만두 자체가 따뜻한 음식인 덕분에 매운맛이 더 잘 올라오는 듯도 하다. 다만 제품 정량(불만두 1봉에 1155g)이 1인 가구 기준에선 너무 많은 양 같다. 물론 지퍼백이 달려 있어서 보관상의 불편함은 없다.

냉동 만두 시장점유율 1위를 너끈히 수성 중인 ‘비비고 왕교자’를 보유한 CJ제일제당은 일찍이 만두를 K-푸드 7대 글로벌 전략 제품(GSP·Global Strategic Product)에 넣었다. 보관이 용이하면서 술안주, 메인 요리, 반찬 등 활용도가 좋은 메뉴라는 장점을 한눈에 알아봤기 때문이다. 매운 떡볶이, 불닭볶음면 등 매운 음식 유행이 한창인 와중에 만두 브랜드들의 경쟁적 출사표 발표는 매운맛의 저변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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