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적 속성을 가진 우리는 이 위험하고 해로운 경향(면도와 제모)을 몸을 꾸미는 과시장치로 활용할 수 있었다.’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인류가 가장 진화한 원숭이임을 과시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털을 최대한 뽑는 행위라고 말한다. 남성이 매일 아침 면도로 수염을 깎고, 여성이 겨드랑이는 물론 팔 다리 털을 열심히 제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밀고 뽑고 붙였다 떼는 등의 행위에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듯하다.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 털에 대한 스트레스는 점점 커진다. 이미 우리가 선망하는 스타들도 겨털(겨드랑이 털) 노출로 ‘굴욕’이니 ‘비호감’이니 하는 곤욕을 톡톡히 치른 바 있는 까닭이다. 간혹 스타킹 사이로 삐죽삐죽 나온 다리 털, 손목시계 옆으로 다소곳이 고개를 내민 팔뚝 털, 화장을 해도 번지게 하는 얼굴의 솜털 등은 의표를 찌른다. 털 없는 원숭이로 사는 일이 이토록 고단할 줄이야! 지금부터 제모전문병원으로 알려진 로즈미즈제모센터의 도움말로 면도와 족집게, 그리고 왁스와 제모크림을 이용해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자가 제모 방법과 요즘 유행하고 있는 레이저 제모(영구제모)에 대해 알아보자.

#면도, 미는 즐거움 VS 매일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
면도는 간편해서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고통도 적을 뿐 아니라 면도기 하나만 구입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다리털과 겨드랑이 털 등 자신이 원하는 부위의 털을 필요에 따라 쉽고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으며, 넓은 부위까지 한 번에 제모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면도는 모근을 제거 하는 것이 아니라 털만을 잘라내는 것이므로 2~3일 후면 털이 다시 자라 지속적으로 제모 해 주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피부가 민감한 겨드랑이 부위는 잘 보이지 않은 탓에 서툰 동작으로 면도를 하다 상처를 내기 쉬우며 이에 따라 감염에 의한 모낭염 발생, 또는 색소침착과 같은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면도는 샤워나 목욕 후 모공이 충분히 열려있는 상태에서 해야 모공 근처의 털까지 없앨 수 있다. 면도할 때는 털이 난 방향으로 하고 셰이빙 크림을 사용하여 피부 손상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면도 후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올랐다면 피부 진정을 위해 냉 타월로 찜질을 해줘 피부를 진정시키고 수렴수, 보습제품 등을 발라주는 것도 노하우다. 물론 면도기의 청결상태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족집게와 모근제거기, 뽑는 기쁨 VS 뽑히는 아픔
족집게는 면도로 깎이지 않는 부분까지 깨끗이 처리할 수 있고, 원하는 부위만 간단하게 제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면도보다 효과가 오래 간다.

하지만 모근을 제거하더라도 모낭은 계속 남아 있어 털을 뽑는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심한 통증으로 넓은 부위에서 행하기도 쉽지 않다. 털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끊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특히 장기간 반복할 경우 피부가 처질 수 있다. 면도와 마찬가지로, 각종 피부 질환 및 모낭염으로 인한 색소침착도 일으킬 수 있다. 그나마 제모 부위를 따뜻한 물에 불린 후 시작하고 제모 후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왁스 및 왁싱용 접착테이프를 이용하는 제모
제모 할 부위에 왁스를 바른 후 굳으면 왁스와 털을 같이 제거하는 방식이다. 또는 왁싱용 접착테이프를 제모 할 부위에 붙였다 떼는 방식도 사용한다. 왁스 및 왁싱용 접착테이프를 이용하는 제모는 모근을 제거하면서 넓은 부위의 제모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왁싱의 경우, 제모 효과가 4~6주까지 비교적 오래 지속된다.

하지만 털을 뽑아 모근을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모낭은 계속 남아 있다. 한번 제모가 되었다고 해도 털이 금방 다시 자란다. 면도와 마찬가지로 털을 뽑을 때는 피부에 많은 자극을 주게 돼 각종 피부 질환 및 모낭염으로 인한 색소침착, 홍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왁스 사용 시에는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잘 숙지해야 한다. 소량을 사용부위에 바른 다음 24시간동안 피부 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왁싱 전에는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고 충분히 흡수시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 왁스는 털이 난 방향으로 바르고 떼어낼 때에는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떼어내며 왁싱 후에는 제품이 피부에 남지 않도록 깨끗이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가 간혹 붉어질 수 있는데 이때는 알코올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가볍게 소독하고 진정시켜야 한다. 접착제로 인해 피부가 거칠어질 수 있으므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라면 알레르기 등 자신의 피부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안전하다.

# 제모크림을 이용하는 제모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구매, 이용할 수 있다. 털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성분 간의 결합을 약하게 하여 털을 녹이는 방법이다. 다른 자가 제모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부자극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통증 없이 제모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 번에 완전한 제모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차례 발라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제모효과가 적고, 짧은 털은 녹이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면도기나 족집게, 왁스와는 달리 화학성분으로 인한 자극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따라 따갑거나 붉게 달아오르는 등의 현상이 있을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가 거칠어질 수 있으며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얼굴 등의 피부가 민감한 부위에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정해진 시간 이상 크림을 바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모크림 사용 후 피부가 심하게 붉어지거나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TIP1>자가제모와 모공확장과의 상관관계
사실 자가제모를 하면 모공이 넓어진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털을 뽑거나 깎는다고 해서 모공이 넓어지진 않다. 모공이 넓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털이 빠지면서 털에 가려 보이지 않던 모공이 눈에 띄어 넓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자가 제모와 모공확장과의 상관관계가 아예 없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털을 뽑으면 모공이 자극을 받아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면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면도 부위의 각질이 함께 깎여나가 피부는 작은 자극에도 손상되기 쉽다. 이렇게 손상된 피부는 탄력을 잃으면서 모공이 넓어지게 된다. 다시 말해 털을 뽑거나 깎는 행위 자체만으로 모공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행위로 인해 피부가 상하면 탄력이 없어지면서 모공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TIP2>자가 제모 후 부작용은 어떻게?
면도나 왁스로 인한 상처 등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치료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시적인 따가움이나 부기 등은 진정용 토너 또는 스킨로션 등을 거즈나 타월에 적셔 발라주는 것이 좋다. 상처가 나거나 피부가 극도로 민감해졌다면 감염 등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독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밖에 피부트러블이 발생했다면 의사와 상담하여 치료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가능한 집에서 혼자 하는 제모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반드시 피부가 청결한 상태에서 소독이 잘 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제모 후에는 피부 진정과 소독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레이저 제모는 왜 영구제모일까?
레이저 제모의 등장은 털 없는 원숭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긋지긋한 털과의 전쟁을 완전 종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제모란 레이저가 털이 있는 피부에 조사되면 모낭의 검은 멜라닌 색소에 선택적으로 흡수된 후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모근 및 모낭을 파괴시키는 제모방법이다. 레이저는 검은색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피부 및 땀샘, 피부선 등의 피부 부속기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하다. 기존 제모방법 보다 피부자극이나 모낭염 등의 발생빈도를 현저히 낮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레이저 제모는 생장기에 있는 털은 물론 그 모낭세포도 파괴해 영구적으로 털이 나지 않게 하지만 퇴행기나 휴지기에 있는 털의 경우 털과 모근세포가 붙어있지 않아 모낭의 털이 파괴되어도 다시 털이 난다. 이 때문에 1회 시술로는 영구제모가 어렵고, 5~6회 정도의 반복 시술이 요구된다. 보통 시술 간격은 처음 3회까지는 4~6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어느 정도 털이 없어지고 늦게 자라거나 가늘어지면 그 간격은 2개월 이상으로 늘어난다. 굵고 진한 털은 보통 5~6회 정도면 충분하지만 가늘거나 연한 털은 시술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시술 시간은 부위에 따라 다르나 코밑이나 겨드랑이 등 비교적 좁은 부위는 2-3분, 팔이나 다리처럼 넓은 부위는 20~30분 소요된다. 시술 시 통증은 경미하게 따끔거리는 정도이며 시술 후 해당 부위가 붉어지나 하루가 지나면 이내 가라앉는다. 시술 후 바로 세안 및 샤워는 가능하다. 여성은 겨드랑이를 비롯해 종아리, 팔, 콧수염, 비키니라인 순으로, 남성들은 턱수염이나 구레나룻, 이마, 가슴 순으로 시술 하는 경우가 많다.


TIP>레이저 제모 시 주의해야할 점


1. 레이저제모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제모전문병원에서!
레이저 제모를 시술할 때는 시술 부위의 발모력, 피부 상태 등에 따라 레이저 에너지의 세기와 작용 시간, 작용 깊이 등을 면밀히 따질 줄 알아야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시술방법이나 특수한 부위의 제모에 있어 경험이 많은 병원에서 시술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비키니라인제모와 브라질리언제모, 그리고 항문제모 등 은밀한 신체 부위의 제모일 경우 제모를 전문적으로 시술하는 여의사에게 받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2. 이미 검증된 제모전용기기로!
실제 효과성과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선 제모전용레이저로 제모를 받아야만 한다. 광선조사기와 같은 레이저가 아닌 장비로 시술을 받을 경우 실제로 시술 횟수가 거듭되어 털이 가늘어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고 제모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는 말한다. 제모전용레이저가 아닌 기기들은 일부는 제모가 된다 하더라도 많은 수에서 모낭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부분손상만 입힌 상태에서 발모의 휴지기를 길게 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레이저가 아닌 빛이나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므로 화상등의 가능성도 높다. 특히 단순히 냉각장치만 믿고 고에너지시술을 하다가는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니 유의해야 한다. 낮은 에너지에서는 실제 제모전용 레이저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박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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