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혈 거리 응원파
모든 경기를 실외에서 시청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타입. 축구 경기장이나 광화문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선호한다. 이들의 특징은 곧 죽어도 ‘튀어야 산다!’다. 남들 다 입는 빨간 티셔츠로는 성이 차지 않아 온갖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튀는 패션을 창출해낸다. 기성복을 리폼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이한 응원도구와 액세서리까지 풀세트로 장착하고 거리를 활보한다. 여성들의 경우 이 때다 싶어 평소라면 꿈도 꾸지 못할 시원한 노출을 감행하기도 한다. 허리라인과 등, 가슴 등을 과감하게 드러내어 몸매를 과시하는 바람에 간혹 ‘월드컵 응원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화제가 되기도 한다. 세 가지 유형 중 가장 열렬하며 육체파적인 성격이 강하다. 좋은 응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낮부터 돗자리를 깔고 대기하는가 하면 평소 축구에 관심 없던 아줌마나 어린이들마저 ‘붉은 악마’로 변신하여 응원 대열에 참가하게 만든다. 애국심을 표출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 월드컵 비교분석 파
열혈 거리 응원파가 ‘육체파’, '행동파'에 속한다면 월드컵 비교분석 파는 ‘지능형’, ‘두뇌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월드컵 비교분석 파’는 거리 응원 같은 직접적인 열기보다는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 선수들을 비교분석하여 ‘깨알 같은’재미를 선사하는데, 최근 화제가 된 ‘차두리 로봇설’이 대표적이다. 차두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차범근 아바타’, ‘차미네이터’등의 별명을 가지며 누리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 뿐 아니라 외국선수들 역시 인터넷에 회자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중 넘어지면서 벗겨진 경기장의 잔디를 다시 까는 매너(?)를 보여주어 네티즌들로부터 ‘잔디남’이라 명명된 그리스의 카추라니스 선수, 브라질과의 맞대면에서 ‘인민복근’을 선보여 짐승남의 칭호를 얻은 북한의 지윤남 선수 등 월드컵 장외 인기남들의 활약이 계속 되고 있는 것.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재생산하여 웃음을 주는 것은 순전히 ‘월드컵 비교분석 파’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활동이 의미 있는 것은 월드컵을 단순히 국가, 선수들 간의 경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즐기는 축제로서의 의미를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단순한 승패에 상관없이 월드컵 자체를 즐기려는 성격이 강하다. 우리나라 경기 뿐 아니라 좋아하는 나라 및 선수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는 ‘축구마니아’들이 이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 ‘제사보다 잿밥’ 챙기기 파
월드컵의 경기 결과, 즉 ‘제사’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부류다. 주로 월드컵 기간을 이용하여 이성에게 접근할 기회를 노리거나 장사를 통해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또한 거리 응원 시 맘에 드는 이성 옆에 자리를 잡은 뒤 골이 터지거나 승리가 확정되었을 때 끌어안는 등의 스킨십을 시도하려는 엉큼한 무리들도 포함된다. 남들이 경기를 즐길 동안 옆에서 음식이나 응원도구를 팔거나 음식점, 호프집 등 월드컵과 연관된 매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동안 경기도 즐기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열혈 거리 응원파’에서 언급되었던 ‘월드컵 응원녀’들은 그 실체가 연예인 지망생으로, 월드컵을 이용하여 홍보 전략을 편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 이 역시 ‘잿밥’에 관심 많은 부류로 꼽을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핫이슈로 떠올랐던 ‘미스 월드컵’ 가수 ‘미나’를 포함하여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의 ‘엘프녀’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월드컵 기간 동안에 화제가 된 ‘그리스 응원녀’, ‘상암동 응원녀’등 역시 모두 연예인 지망생이거나 현직 연예인인 경우에 속했다. 물론 외모가 출중하다보니 카메라에 잡혔을 확률도 있지만 그 타이밍이 너무도 절묘(?)하여 네티즌 수사대의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주목을 받고나면 그것이 조작이든 아니든 인지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연예계 진입과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어 ‘잿밥’의 덕을 톡톡히 보게 된다. 나이스경제=이경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