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여백작’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들의 피로 목욕을 한, 세기의 악녀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피를 피부에 주사하여 젊고 탱탱한 피부로 거듭나게 하는 시술이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처녀들의 피가 아닌 바로 자신의 ‘피’를 이용한 시술이라는 점. 흔히 ‘피주사’로 불리는, ‘자가혈 피부 재생술’얘기다.

그렇다고 새빨간 피를 그대로 피부에 주사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피주사 요법에 사용되는 것은 혈액의 구성성분 중 하나인 ‘혈소판’이기 때문이다. 이는 시술을 받는 사람에게서 채혈한 혈액을 원심 분리하여 얻을 수 있으며, 혈소판이 풍부한 진한 노란색층만을 분리해 내어 사용하게 된다. ‘피주사’요법의 원래 명칭이 ‘혈소판 풍부 혈장(PRP) 이식술’인 것은 이 때문이다. 혈소판은 혈액 내에서 피를 굳게 할 뿐 아니라 상처 치료와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10여 가지 단백질 성장 인자가 들어있다. 따라서 세포의 증식과 성장, 상처를 치료하고 혈관을 생성하며 손상 받은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이용한 주사요법을 받게 되면 주름 개선은 물론 피부 탄력과 미백, 여드름 자국 치료 등 다양한 미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자가혈을 이용한 시술이기 때문에 이물질에 의한 부작용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 역시 큰 장점이라고.

하지만 피주사는 아직까지 의료행위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보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어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 대처하기가 곤란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주사는 피부 병변에 직접 PRP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 때 사용하는 기구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검증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하여 시술을 할 경우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구의 불량은 원심분리 과정에서 PRP가 제대로 농축되지 않아 시술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피부 속에서 피가 딱딱하게 굳는 염증반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피주사를 맞은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버리거나 심하게 붓는 등 피주사 요법 시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또 피주사 요법에 사용되는 의료용 원심분리기와 진공채혈관은 인체에 위해하지 않은 것으로 검증된 기구를 사용해야 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단순 혈액채취용 검사도구는 생체내(IN VIVO)에서는 쓸 수가 없는데도 이를 어기고 시술한 병원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피주사 요법이 가진 효과와 장점만 보느라 혹시 모를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좋다고 하니 무조건 맞고 보자는 식이다. 그러나 잘못된 시술은 부작용을 야기 시켜 금전적, 육체적 손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이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알아보고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나이스경제 =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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