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버거인가, 햄버거 모형인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상온에 방치한 채로 137일이 흘렀다. 그 결과는? ‘말짱’했다. 이는 한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를 대상으로 한 실험 얘기다.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사진작가인 샐리 데이비스는 지난 4월 25일 맥도날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산 뒤 자신의 집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다고 했다. 이를 매일 사진으로 찍은 뒤 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자, 뉴욕타임즈 온라인 등에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것. 137일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햄버거는 원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험결과에 대해 네티즌들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객관성’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전문 연구기관에서 실행한 것이 아니며,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놔둔 곳의 온도와 습도 등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볼 때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는 것.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찍은 날짜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햄버거 가게에서 일할 때 일주일 놓아두어도 멀쩡했던 버거가 생각난다”는 등의 옹호 댓글이 달리면서 각종 햄버거 괴담(?)이 대거 출몰하기도 했다.

또한 햄버거를 가지고 이런 모험(?)을 한 것은 비단 샐리 데이비스뿐 만이 아니다. 조앤 부르소라는 미국인 영양사 역시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구입한 뒤 이를 방치하는 실험을 했던 적이 있다. 심지어 기간도 더 길었다.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햄버거의 빵과 고기 패티는 조금 쭈글쭈글 해졌을 뿐, 곰팡이가 피는 등의 ‘정상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실험자가 사는 곳이 추운 지역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결과는 어떻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일까?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를 비판하기 위한 사실 조작일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정말 햄버거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바로 어마어마한 양의 방부제 때문일까? 바쁜 일상 속에서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현대인에겐 큰 걱정과 동시에 큰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 식품영양학자는 “이것이 사실 조작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방부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대두된다. 방부제 자체는 독극물은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쳐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가공육류 등에 많이 사용되는 소르빈산 칼륨, 벤조산 나트륨 등은 이소산과 반응하여 중추신경마비, 출혈성 위험을 안고 있으며, 눈이나 피부 점막 및 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련의 실험결과들이 어느 정도의 과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위험성만큼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스경제 =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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