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알레르기는 no? 독감백신의 오해와 진실

[나이스경제]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자 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독감은 호흡기를 통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서 고열 및 몸살에 시달리거나 두통, 인후통, 기침, 가래, 콧물 등의 증세를 보이는 질환으로, 일반적인 감기보다 병세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평소 폐나 심장에 지병이 있는 경우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미리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긴요하다.

하지만 항간에는 “독감주사를 맞으면 독감에 걸린다.”거나 “독감주사를 맞으면 모든 감기에 끄덕없다.”는 등 독감백신을 둘러싼 오해들이 많다. 또 계란 알레르기가 있다면 독감백신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독감백신을 둘러싼 거짓과 진실을 가려보자.

■ 계란 알레르기와 독감 백신은?
독감백신 생산 시 계란을 이용하기 때문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예방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미 알레르기, 천식&면역학저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감 백신이 단지 소량의 계란 단백질만을 함유하고 있어 계란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 또한 독감 백신을 맞아도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계란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계란 단백질을 함유한 백신을 맞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될 수 있어 독감 백신 접종을 피할 것을 권유해 왔다. 이번 연구결과로 계란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알레르기 면역 전문의의 진찰을 받은 후 안전하게 독감 백신을 맞아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 독감주사를 맞으면 독감에 걸린다?
독감예방주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하여 그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몸에서 이에 대항할 능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독감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주사되는 바이러스는 이미 죽어 있거나, 매우 약해서 사람에게 독감 증상을 일으킬 수 없다. 체내의 면역체계에 의해 쉽게 제압당할 수 있다는 소리다. 따라서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독감에 걸리지는 않는다. 단, 열이 있거나 면역체계가 약한 상태에서 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 독감주사는 신종플루 예방 효과도 있다?
신종플루를 독감의 한 종류로 보자면, 독감 예방 주사가 신종플루를 예방한다는 말은 사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멕시코의 한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 백신이 신종플루 예방이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결과에서는 독감 백신을 맞을 경우 오히려 신종플루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신종플루 예방은 면역력이 가장 우선이므로, 독감 백신 접종이 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100%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독감주사는 감기에는 별 소용이 없다?
독감 예방 접종을 했음에도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은 ‘예방 주사라더니, 별 소용이 없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독감과 감기가 엄연히 그 원인이 다른 질병임을 간과했기 때문이지, 백신이 효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독감은 그해에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을 추출해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지만, 감기 (Common Cold)는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몹시 다양하여 백신접종에 의한 예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 왜 매년 맞아야 할까?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항원변이를 통해 계속 변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매년 예방 접종을 해야 독감 예방을 효율적으로 철저하게 할 수 있다.

■ 예방접종의 효과는 어느 정도 일까?
예방접종이 100%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건강한 성인남녀의 경우, 약 70~90%의 예방효과가 있고, 노인이나 기타 만성질환자 등은 그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독감에 걸릴 경우 입게 되는 치명타는 더욱 크기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 임신부나 산모도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도 될까?
임신 기간 중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은 태아에 위험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경우 합병증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한 수유기의 산모가 예방 접종을 받으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항체가 전해지므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독감과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개인의 철저한 위생 관리다. 올바른 손 씻기만으로도 독감과 감기를 예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시키지 않을 수 있다. 아이와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물론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까지 온 가족이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