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내장 기관 중 소장과 대장을 잇는 부분을 맹장(막창자)이라고 하고 맹장의 끝에 약 9cm 길이로 벌레처럼 붙어 있는 꼬리를 충수(막창자꼬리)라고 한다.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 충수염, 즉 사람들이 흔히 맹장염으로 잘못 부르고 있는 증상이다. 도대체 말썽만 일으키는 것 같은 이 맹장꼬리가 도대체 왜 존재할까? 그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물학사전에는 그저 새끼손가락만한 ‘흔적기관’으로 언급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듀크대학교 메디컬센터 소속 면역학자인 윌리엄 파커 박사는 충수돌기는 장내 박테리아에게 ‘안전한 집’ 역할을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끈다.

이 가설에 의하면, 해로운 미생물이 몸에 침입해 창자를 감염시키면 당연히 면역체계는 그 침략자들을 물리치게 되고, 충수에 대피해 있던 이로운 박테리아들은 위장으로 다시 방출돼 장내 환경을 정상화시킨다.

파커 박사와 미드웨스턴 대학 진화생물학자 히더 스미스 박사는 Comptes Rendus Palevol에 발표한 이번 논문을 통해 충수가 진화계보를 통틀어 서로 다른 포유동물에서 32차례 이상 독립적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충수돌기의 이같은 역할론에 대해서는 의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에도 보도됐다. 최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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