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떠돌고 있다. 이번엔 매각설의 내용이 제법 구체적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매각설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탓에 선뜻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다.

홈플러스 매각은 업계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생활밀착 시설이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도 홈플러스 매각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외딴 농촌 마을에서도 읍내 상점을 외면한 채 승용차를 이용해 인근의 대형 마트를 찾는 일이 일상화된 세상인 만큼 대형마트의 손바뀜에 대해 일반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구나 연간 매출 10조원, 매각 예상 대금 5조~7조에 이르는 대형마트가 대상이다 보니 홈플러스 매각은 누구에게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매각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약 7년 전이다. 그만큼 홈플러스 매각설은 유통업계에서 구문으로 통한다. 웬만한 정도의 근거를 들이대지 않고서는 듣는 사람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지경이 됐다.

그런 홈플러스 매각설이 또 수면 위로 등장했다. 오너그룹인 영국 테스코(Tesco)가 올해 상반기 회계부정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신임 CEO가 아시아 자산 매각, 그중에서도 한국 홈플러스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유럽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자산 매각 자문사로 내정하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사업 부문의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홈플러스 매각도 그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다.

테스코의 주요 해외 자산 중 하나인 홈플러스는 연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이 700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지난 한해 테스코 본사에 로열티 758억원을 지급했을 정도로 영업실적도 건실하다.

이처럼 실적이 건실함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매각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그만큼 테스코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졌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회계부정 논란이 그 원인이다. 그 배경엔 성과제일주의를 표방했던 전 경영진이 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바람에 초래된 기업 신용도 추락이 숨어 있다.

이에 후임으로 임명된 데이브 루이스 신임 CEO가 홈플러스를 포함한 아시아 자산 매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홈플러스 매각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스코는 몇가지 방식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한국 홈플러스 매각을 통해 7조원 가량의 현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문제는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한국 내에서 홈플러스 매각 상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거론되지만 두 업체는 독과점 규제 때문에 홈플러스 매각 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몇몇 매장의 경우 영업 지역이 겹친다는 점도 문제다.

그래서 현대백화점 그룹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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