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는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 저간의 배경이 어찌됐든 입에서 내뱉어진 곱지 않은 말은 타인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나아가 스스로의 가슴을 얼룩덜룩하게 만든다. 서인영 욕설 논란이라고 예외일까.

지난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욕설 습관에 관한 설문이 실시됐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3%의 응답자가 ‘욕설은 습관이다’라고 답했다. 해당 설문에 응답한 초·중·고 학생의 70.3%는 주변의 친구들이 일상적으로 욕설을 한다고 털어놨다.

전체 91.4%의 학생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욕설을 하고 단 한 명의 학생이 욕설을 내뱉는 간격이 75초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는 상상 이상의 우울함을 안겨줬다.

전 세계 기업들과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에게 특허정보를 제공하는 ‘Rapid Patent Services’의 부사장이자 총지배인인 로버트 제누아는 자신의 저서 ‘당신의 입을 다스려라’를 통해 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누아는 “자고로 행복한 삶은 말하는 방법 혹은 말하는 태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보다 품위 있게 말하고 좀 더 의연하게 침묵하는 것이 인생 경영의 최고 기술이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고운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 말, 말들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불거진 서인영 욕설 논란은 또 한 번 고운 말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했다. 관계자의 폭로와 여기에 덧붙여진 짧은 영상 하나는 찰나의 순간에 캐치된 욕설과 함께 서인영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얼마 전 JTBC ‘최고의 사랑-님과 함께’ 시즌2 제작진은 ‘개미커플’로 활약했던 서인영과 크라운제이가 합의 끝에 하차를 결정내렸다고 전했다. 고작 두 달 전 프로그램에 합류하며 최근 두바이로 가상 신혼여행까지 다녀왔던 서인영 크라운제이 커플인지라 갑작스런 하차 소식은 많은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런데 19일 오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편의 짧은 영상이 게재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최고의 사랑’ 제작진 중 한 명이 게재한 것으로 소개된 짧은 영상 속에서는 서인영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화난 음성으로 욕설을 내뱉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영상 속 여성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분을 삭이지 못한 듯 음성에 분노가 뚝뚝 묻어났던 여성은 전화기 너머 상대방에게 “당장 나와…너 빨리 나와 XX 대폭발하기 전에”라 말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최고의 사랑’ 스태프라 소개한 작성자는 해당 영상이 서인영 크라운제이 커플의 두바이 여행 둘째날 밤에 촬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성자는 “사실 서인영의 변덕으로 촬영 때마다 너무 힘이 들었다. 촬영 하루 전날 스케줄 변경을 요구하는 건 다반사였으며 지각 또한 밥먹듯이 했다. 어떤 날은 현관문조차 안 열어줘서 전 스태프가 두세시간을 밖에서 오들오들 떨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의 설명에 따르면 서인영과 제작진의 갈등은 두바이 촬영을 떠나는 날부터 불거졌다. 서인영은 크라운제이, 관광청 직원 2명과 함께 비즈니스석을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의 비행을 위해 일등석을 요구해 스태프들을 곤란하게 했다. ‘최고의 사랑’ 전 스태프는 일반석이 예약된 상태였다.

결국 일등석에 앉아 두바이로 향했던 서인영은 스태프들과 함께 묵어야 하는 호텔에 도착해서도 “이딴 거지같은 호텔에서 못 잔다”며 고급 호텔을 잡아줄 것을 요구했다는 게 작성자의 주장이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됐고 둘째날 일정이 끝난 후 인파로 인해 갈라진 일행을 기다리며 서인영의 화가 폭발했다. 결국 영상 속 갈등을 마지막으로 서인영은 사비를 들여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 촬영 도중 귀국해 버렸다. 이와 관련해 작성자는 “두바이 사막 촬영은 크라운제이 혼자 찍은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인영 욕설 논란에 대해 ‘최고의 사랑’ 측은 “서인영과 촬영 도중 문제가 있었던 건 맞다. 그래서 서인영이 하차하게 된 거다”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서인영 측은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김가희 기자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