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검팀의 사전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시민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구속영장 기각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특검 응원을 행동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19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가 기각되고 그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검 주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 의지가 꺾이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던 특검의 발걸음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 기각으로 주춤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 재소환, 영장 재청구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그러나 두번째 영장 청구 노력마저 무산될 경우 특검이 입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특검이 딜레마에 빠지자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다퉈 특검 응원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특검 응원 움직임에는 좌절하지 말고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매진해 달라는 국민적 열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 응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SNS에 "선릉역 1번 출구 앞으로 시간 되는 분들 오세요."라는 글을 올리며 시민들의 특검 응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하철역 입구 바로 앞에 있는 특검 사무실 건물로 와서 응원전을 함께 펼치자는 의미가 담긴 메시지다.

이 날 오후부터 특검 사무실 앞에서는 이미 다양한 특검 응원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특검은 국민의 희망이다'라는 글씨가 적힌 깃발을 들고 나온 이가 있는가 하면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편지와 꽃을 들고 나와 펼쳐들고 서 있는 이도 있었다.

특검 사무실이 있는 건물 입구의 벽에는 특검 응원 메시지를 담은 메모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마치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비정규직 청년이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했을 때의 현장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특검 사무실로 응원 메시지가 담긴 꽃바구니를 보냄으로써 특검 응원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한편 특검팀의 이규철 특검보는 이 날 브리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소환이나 영장 재청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 등 기업들의 뇌물죄 적용 방침을 이어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규철 특검보는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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