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햇수로 5년째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1월, 일명 ‘4·7·4 공약’을 골자로 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발표했다. ‘4·7·4 공약’은 임기 안에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임기 마지막 해를 남겨둔 지금, 이러한 ‘4·7·4공약’은 제대로 성과를 냈을까. 실상은 그리 녹록치 못하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344조 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2002년 이래 최악의 수치다. 여기에 물가까지 고삐가 풀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0%를 기록했다. 현 정부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수준 또한 최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목표로 내세운 70%는 손에 가 닿지 못했다. 지난달 고용률은 58.9%에 불과했다.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웃돌았으며 실업률은 3.8%까지 치솟았다. 결국 ‘고용절벽’의 여파는 서민경제 붕괴로 이어졌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허리띠 졸라매자는 식의 일명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저금리에 고수익 재테크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실질 소득마저 줄어들자 서민들이 연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현상이다.

실제로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득은 439만9,000원, 지출은 336만1,000원이었다. 흑자액은 103만8,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수입이 많아서가 아니다. 다만 지출을 큰 폭으로 줄인 결과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좋은 예로 실질소득은 전년 대비 0.4% 감소한 반면 소비지출은 1.5%나 줄었다.

이렇게 시작된 짠테크 중 대표적인 예가 일명 ‘냉장고 파먹기’다. 냉장고가 텅 빌 때까지는 장을 보지 않는 것, 이는 식비를 줄이고 덤으로 전기요금까지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다른 짠테크로는 불필요한 소비를 막기 위한 ‘봉투 살림법’도 있다. 30개의 봉투에 각각 1만~2만원씩 넣어 두고 하루에 봉투 한 장에 들어있는 돈만 쓰는 방법이다. 이때 봉투에서 남은 돈은 모두 저축해야 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한 금액은 봉투에서 따로 빼야 한다.

‘캘린더 강제저축’도 대표적인 짠테크 중 하나다. 매월 1일에는 1,000원을, 2일에는 2,000원을, 3일에는 3,000원을, 나아가 30일에는 3만 원을 저금하는 방법, 한 달이 지나면 46만5,000원을 저금할 수 있으며 연간 550만 원 이상의 돈을 모을 수 있다.

이러한 짠테크 성행에 대해 전문가는 “짠테크는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짠테크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준다. 하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심한 짠테크는 총수요가 줄어들어 경기가 더 안 좋아지는 ‘절약의 역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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