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고 있지만 기업 경기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의 체감 경기와 대기업-중소기업의 경기 전망에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기업의 체감경기는 나아졌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이 지수가 100 이하인 경우에는 기업 경기전망을 좋지 않게 보는 업체수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수보다 많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2월 업황BSI는 76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상승,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차이가 있다. 제조업에서 대기업 2월 업황BSI는 반도체 호황 속의 수출 회복으로 83을 기록, 전월보다 1포인트 높아져 역시 22개월 만의 최고점을 찍었지만 중소기업 업황BSI는 66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지난달 집계한 대기업, 중소기업 2월 BSI 전망치가 각각 82, 67이었다는 점에서 대기업 체감 경기는 나아진 반면, 중소기업 체감 경기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제조업의 3월 업황전망BSI는 5포인트 상승해 제조기업 경기전망이 밝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내수로 구분한 업황BSI에서는 수출 기업의 경우 지난달보다 2포인트, 지난해 12월보다는 4포인트가 높은 80을 기록, 경기 심리회복을 보였다. 내수 기업의 업황BSI은 72로 지난달과 같았지만 2월 전망치보다는 1포인트 낮았다.

서비스업 위주로 구성된 비제조업의 2월 업황 BSI는 73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감소했지만 수출 회복에 따른 기대감으로 3월 전망치는 4포인트 오른 77로 집계돼 비제조 기업 경기전망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심리지수(CSI)가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BSI와 CSI를 종합한 ESI도 95.6으로 1.9포인트 오르면서 대체적으로 다음달 기업 경기전망은 개선 기대감으로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막상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기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7일 중소기업 3150개를 대상으로 한 '3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발표를 보면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5개월 만에 상승곡선으로 돌아서며 90.0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신호가 나온 것에 대해 중앙회 측은 "4개월 연속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건설업 비수기 종료, 본격 사업추진시기 등이 맞물려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고 했지만 기업 경기전망이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은 기준선 100 이하여서 여전히 업황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보는 업체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28일 발표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의 '기업BSI' 결과에 따르면 3월 전망치는 기준선 100에 못 미치는 92.1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94.8) 이후 10개월 연속 100을 회복하지 못했다. 부정적인 대기업 경기전망과 심리는 2월 기업 실적치에도 반영돼 전월보다 1.1포인트 떨어진 88.1로 12개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기업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이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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