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국세 수입이 최대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누린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민들이 그만큼 더 세금을 내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였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계의 월평균 조세지출 증가 현황을 통해 고스란히 입증됐다. 

1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조세지출(경상 기준)은 14만 3252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었다. 경상조세는 매년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으로, 대개 국세에 해당한다. 근로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지난해 가계가 부담한 비경상조세 부담액은 전년 대비 8,4% 줄어든 1만 5509원이었다. 비경상조세는 부동산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록세 등을 포함한다. 이 수치가 줄어든 원인은 지난 한햇동안의 부동산 매매 부진이었다.

이들 경상과 비경상을 합친 가구당 월평균 조세지출 금액은 15만 8761원이었다. 전년 대비로는 2.1%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한해 가계가 부담한 월평균 조세지출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경상과 비경상조세 모두 직접세에 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기엔 우리가 물건을 살 때마다 내는 부가세 등 각종 간접세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월평균 조세지출 외에 준조세 역시 가계의 소비 여력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가계가 부담한 월평균 준조세 부담액도 고공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주요 항목인 연금이 13만 320원, 각종 사회보험 비용이 13만 3552원에 달했다.

지난해 가계의 조세와 준조세를 모두 합친 월평균 지출액은 42만 2633원이었다. 이 돈이 가구당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6%였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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