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정치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맞은 2017년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떤 책을 많이 읽었을까? 

우선 연령별로 보았을 때, 도서 판매 자료를 토대로 한 yes24의  분석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 중 30대와 40대가 가장 많이 종이책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tvN

지난해 40대 독자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주었던 30대 점유율이 올해 7.8%p 상승한 37.5%를 기록하며 40대 점유율 36%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성별로는 여전히 40대 여성 점유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30대 남성 구매 비중이 21.5%로 작년 대비 무려 9.2%p 상승하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 남성 독자들의 비중 증가 요인으로는 대통령 탄핵, 대선 등 사회적 이슈로 인한 사회 정치 분야 도서 판매 상승과 만화/라이트노벨의 인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20대의 종이책 구매 비중은 작년에 비해 9.4%p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2017년에는 시, 소설, 에세이류의 문학 작품과 쉽게 읽히는 자기계발서 등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유난히 높았다. ‘언어의 온도’를 비롯해 한국 여성의 삶을 현실감 넘치게 풀어내 ‘김지영 열풍’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자존감 회복 훈련법을 담아낸 ‘자존감 수업’이 올 한해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 등 끊이지 않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사회 정치 분야 도서에 대한 관심이 유독 돋보였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문재인 대통령 표지의 ‘타임’ 아시아판은 올해 4위를 기록했다. 정의롭고 바람직한 국가가 무엇인지 모색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이 여름 내내 상위권에 자리하며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6위와 8위에 올랐다. 

도서시장에서의 미디어의 영향 또한 큰 한 해였다. 방송프로그램에서 재조명 받으며 다시 인기를 얻은 도서들이 많이 나왔다.

책과 미디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 tvN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소개된 도서들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문/교양 분야의 양서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등 출연진들의 저작들이 다시금 주목 받았다. 

또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책과 영화/드라마의 원작 소설, 포토 에세이 등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어 ‘미디어셀러=베스트셀러’의 변하지 않는 공식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 1 첫 회에 소개된 ‘세계사 편력’의 경우, 방송 전 동기간 비교 판매량이 무려 36985.7% 증가했고, 마지막 방송에서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는 8769.2% 상승, 언급되었던 도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수의 양서들이 재조명되어 새로운 스테디셀러가 탄생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도구와 기계원리 NOW’는 남성 독자의 구매가 여성 독자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유독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세계사 편력’ 시리즈 또한 여성에 비해 남성의 구매 비중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마찬가지로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라틴어 수업’ 등 교양 인문서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여전한 한 해였고 ‘사피엔스’로 큰 화제를 모은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출간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될 인간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졌다. 쉽게 상처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센서티브’를 시작으로, 불안한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치유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서울편’이 출간되어 주목을 받았고,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관련 도서들이 다양하게 출간됐다. 인공지능 관련 책을 포함한 대중 과학 교양서가 인기를 끌었고, 인기 영화와 드라마의 대본집이 유독 많이 출간된 해였다.  이수정기자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