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리더십 위기를 맞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SK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그같은 보도 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SK의 아시아나 인수설은 17일 한 매체에 의해 보도됐다. 해당 매체는 익명의 SK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최근 SK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정식으로 제의했고, 조대식 의장이 위원장을 맡은 전략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박정호 사장이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인수합병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박 사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ICT(정보통신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적시했다.

이 매체는 또 제주항공 대표 출신의 최규남씨가 최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부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된 점을 거론하며 이를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일 가능성으로 지목했다. 최 부사장은 제주항공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회사를 동종 업계 1위로 견인한 이력으로 눈길을 끈 인물이다.

매체는 주 52시간제 시행 등으로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SK의 항공산업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목했다.

이같은 보도는 기내식 대란으로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 오너의 입지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기내식 대란이 촉발된 뒤 아시아나 직원들은 시위 등을 통해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내식 대란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데다 사내에서 벌어진 각종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최태원 SK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 추진설을 일언지하에 부인했다. 17일 서울 역삼동의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 회장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제기되자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SK그룹 측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전략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지주회사인 (주)SK 또한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즉각 답변을 제시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 측은 최규남 부사장 영입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평가해 영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항공업 진출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표명했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가 차입금 부담으로 인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었던 점이 SK의 활발한 인수합병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이번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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