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상공인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소상공인들은 쌓인 울분을 해소하려는 듯 김 부총리에게 갖가지 불만을 토해냈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불만의 주된 이유였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업종과 사업장 규모 등을 가리지 않고 일괄적용되는데 대한 불만이 크게 부각됐다. 그러지 않아도 울고 싶을 만큼 사정이 어려운데 최저임금 인상이 뺨을 때렸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가감 없이 터져나온 자리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미네르바 카페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와의 간담회였다.

평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견제의 목소리를 내온 김 부총리이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 당국자로서 어쩔 수 없이 방어적 입장을 취해야 했다. 난감한 가운데서도 이들을 달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모임에서 오종환 서대문구소상공인회 이사장은 작심한 듯 처음부터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오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뺨을 때렸다”라며 포문을 연 뒤 최저임금 인상을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고 단정했다.

오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시 업종별·규모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음을 상기시킨 다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최저임금이 단순히 인건비 부담 증가에 그치지 않고 인력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건비 증가로 사람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된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무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종업원 월급이 내년부터 270만원으로 올라가는데다 4대 보험료 등을 포함하면 50만~60만원의 추가 부담이 따른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운용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해냈다. 주려면 시원시원하게 주어야 하는데 과정과 절차가 복잡하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도 너무 많다는게 불만의 요지였다.

주 52시간제를 일괄 적용하는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특히 음식점이나 미용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퇴근 후 손님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종업원의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존재하듯 소상공인의 이익을 대변할 국책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 지원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같은 목소리들에 대해 김 부총리는 “모든 문제가 최저임금에서 비롯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제한 뒤 “어떻게 보완하고 수용 가능하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방향성에선 옳다는 말과 함께였다.

김 부총리는 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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