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60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종부세 강화, 대출 제한 등 정부의 9·13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56일 만에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처음으로 서울 아파트값 평균 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첫 주(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지난주와 다름없이 상승률 0%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8월 말에는 2주에 1%씩 오르기도 했지만 9·13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부터는 주간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다가 1년2개월 만에 결국 제로(0)를 찍고 만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주까지 보합이던 강남 11개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데 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하락세 기미를 보였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0.10% 떨어지며 지난주(-0.05%) 대비 낙폭이 2배로 커졌고 강남구·서초구 아파트값도 나란히 0.07%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도심권에선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0.02%로 2주 연속 하락했고, 지난주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던 강동구도 이번 주 조사에선 17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양천·강서·성동구의 아파트값도 나란히 보합세로 돌아섰다.

반면 아파트 전셋값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낙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3%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과 동시에 낙폭도 커졌다. 강남 4구의 경우 -0.06%로 지난주(-0.03%)보다 하락폭이 2배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아파트값이 더 오르지 않거나 소폭 하락하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오는 1월부터 개정된 세법이 시행되면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보유자의 종부세·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또 이달 말부터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인 청약제도 개편안이 시행되는 데 따라 아파트 매매 부담이 커진 것도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장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췄지만,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9·13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장의 유동자금 규모에 따라 언제든 아파트 매매에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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